김해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상반기 3~6월)

공모전

김해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상반기 3~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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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문학 월 밴드 기획(5, 6월 당선작)


★5월 김해일보 신춘작★

최우수 -자음 아라리 / 김재진


★6월 김해일보 신춘작★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서 2 / 김병효

섬말나리 *



5월

​최우수작


자음 아라리


            김재진


회색빛 도시 뒷골목에 어스름이 깔리면

웅얼웅얼하는 환풍기가 저녁 좌판을 깔고

꾸부정한 허리춤에 꽈리를 틀던 허기는

꾀주머니를 쥐어짜 내 풍미를 탐닉한다


종종걸음으로 달음질치는 무상한 하루는

꼬르륵거리는 창자 빈틈에 화들짝 파고들어

꾸역꾸역 무엔가 허겁지겁 채워 넣더니만

나른한 포만감에 꾸벅꾸벅 졸고 있다


뇌리를 누비던 붉은 피는 창자로 쏟아져 내리고

썩은 동태의 퀭한 눈빛이 어물쩍 스치는 사이

혼자 지껄이는 티브이가 아스라한 옛날 옛적에

소싯적 할머니의 자장가 소리를 풀어낸다





6월

최우수작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서 2


섬말나리*


     청정김병효


속앓이 아픔을 묻고 빗장을 채운다


돌이킬 수 없는 한 시절의 간절한 절규!

떠나는 눈빛이 침묵으로 고하고

이 땅, 흙 향기마저 차마 놓을 수 없어

고요 속 제 찾아든 그리움이 푸른빛에 휘청인다


나 하나 섬 자락에 태어나 어이 슬픔을 다 말하리오

선연히 드러낸 울릉도 나리 분지는 순교하듯 빗물을 삼킨다


그 누구도 찾지 않는 변방, 향기 한 줌 기억되길 소망하며

가파른 기슭 흝으며 몸 짖을 멈추지 않는다


식어버린 꽃 진 자리마다

이별이 멀어져 가도 푸른 바다가 있어 외롭지 않다

자꾸만 뒤돌아 보는 노오란 이름 하나



섬말나리*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말나리는 전 세계 백합과 100여 종 식물의 원시 조상이다.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수년 전 이 식물을 갖고 가 교배를 시작했고

특히 일본은 이 식물에 '다케시마 유리'(독도 백합이란 뜻)라는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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