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일보 영상시 신춘문예 -월 선정 3.4.5.6

공모전

김해일보 영상시 신춘문예 -월 선정 3.4.5.6

소하 0 359

제3회 김해일보 영상시 신춘문예 선정작을 발표합니다.

최우수 아버지의 굄목 / 임석순

우수 봄날의 수채화 / 염필택

우수 엘레지 / 유중근


임석순의 아버지의 굄목 

단순간의 사무침이 무성 필름의 단편 영화로 감아돈다.

그 시절을 살아왔건 무관이든 충분히 상기할 그림이다.

옛 시절 한창 바쁜 농번기 사이 나른한 시골의 여느 대청마루에 그려지는 한 풍경이 있다.

목침, 시인에게는 부정의 대명사로 고단한 기억과 그리움의 추억사이를 연결한다.

헤프게 울어댔을 시절에 치열한 현실을 이겨낸 건 그 아버지가 지금을 안겨 주었을 수도 있겠다.

농로 두렁길에 누룩향 뽀얀 막걸리가 한량처럼 흘려 간다.

청춘을 살아갈땐 흐려가던 그 아버지가 늙어 온 세월앞에 애닯아 눈앞이 훤하다.



염필택의 봄날의 수채화

한날에 선명한 소년이 어린 봄날을 불러낸다.

길 잃을까 그 소년이 야무지게 적셔 붙는다.

싱숭한 사랑으로 눈먼사랑과 얄미운 사랑이 흔들리는 줄 모르던 꿈같은 시절이

내부에 비밀을 감춘 채 부족한 세월이 자유로이 조제해 왔다.

물어버릴 수 없는 시간의 향기를 봄바구니에 다 채우고픈 시인의 감성은 청춘스럽다.

나비 한마리 맘껏 샛노란 날갯짓으로 휘감은 풍성한 감성에 무명의 끈을 두른 시우詩友들을 더 가까이 부르고 있다.

우리는 세상에서 익혀야 할 생을 알기전에 감각없는 사랑으로 양식되지 않았다.

순진하지만 그로 삶을 있게 한다. 잔잔히 읽어보면 뒷모습을 아름답게 가꿀 시간이 있어 좋다.



유중근의 얼레지

산행길에서 첫만남 얼레지, 깊고 검푸른 산속을 오롯이 비추는 햇살앞에

피어난 얼레지의 귀엣말이 들리는 듯 다소곳한 마음을 갖게 한다.

산속에서 뿌릿발 올려 겨우 가녀린 한쪽 대롱으로 버텨도

혹여 온고의 세월앞에 하얗게도 고혹한 보랏빛으로 가슴 떨림이 없더라도

그윽한 날들을 기대하듯 엘레지를 감상한다.

시인의 가슴에는 애간장 녹이도록 그려지는 보고 싶은

여인처럼 얼레지와의 환상과 감각 사이의 실화에서 9감추었던 심중을 오간다.

'얼레지'라는 소재에서부터 '다시 보고 싶은 여인이여' 까지

특별한 시적 기법이나 기교가 두각을 드러내진 않았더라도

이른 계절의 대표적 꽃을 한 잎 한 잎 놓치지 않고 잃지 않듯 부드럽게 표현한 점에서 선정했다.


*이번달은 창작열에 감사로 밴드에서 모두 선정합니다.



아버지의 굄목 / 태안 임석순


추억의 고향 초가집 안방엔

윗도리 하얀 동정의 아버지 한복

핫바지에 회색 두루마기

때 묻은 중절모가 언제나 걸려있었다


막걸리를 언제라도 좋아하시고

동네의 궂은일은 도맡아 챙기며

집안 살림은 등한시하며 한량으로

세월을 낚는 삶을 사셨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텅 빈 대청마루에

팔을 괴고 길게 누워 계신 아버지


흘러간 세월과 같이 사라진 초가집,

대청마루 가장자리에 덩그러니 놓인 목침

아직도 그 자리에 계신 듯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하다


뼈아픈 가슴을 간직한 채

돌고 도는 세월을 보내셨던 아버지

멍든 가슴, 저세상에선

눈물 흘릴 일은 없으시겠지.




봄날의 수채화 / 栗田 염필택


털복숭이 목련 봉오리

삽사리처럼 뛰어나올 기세고

대소쿠리에 봄볕을 담는

아낙네 마음은 아지랑이다


반쯤 튼 진달래 정수리

가려워 흔들어대며 눈짓하고

산통을 앓는 개나리 주둥이

풋사랑에 신열만 달떠 오른다


댓돌 위 터를 잡고 앉은

봄날은 까무룩 낮잠 드는데

눈부신 수채화 속으로

콩닥거리며 소년을 부른다


아이야, 다시 오지 않으련……

마음은 떠남과 돌아감 사이에서 늘 서성인다




얼레지 / 유중근


굽이굽이

보성강(寶城江) 물길 따라

봉두산(鳳頭山) 능선 타고


봄이 내려와 

 

태안사 호젓한 산길에

보랏빛 여인이 바람났네

 

화사한 미소

연분홍 주름치마

봄바람에 살며시 날려

눈길가게 된 아찔한 속살

붉어 진 얼굴

두근거리는 심장 억누르며


한 번 실연당한 슬픔에

행여 또 아파할까 봐

차마 눈길을 돌리며

안아줄 수도 없었네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여인의 꽃,

애간장 저미도록

다시 보고 싶은 여인이여


21.3.13 봉두산 산행 중 얼레지를 처음 만나고



4월, 김해일보 영상시 신춘문예를 발표합니다.

끊임없는 창작은 자신과 사회에 선양하는 모범입니다.

최우수 양승민의 꽃양귀비

우수 안진경의 대나무 집의 민들레

우수 어머니의 밥타령


최우수작  꽃 양귀비 / 양승민

양승민의 꽃 양귀비는 양귀비 꽃의 묘사가 뛰어나다.

설화와 꽃말의 적절한 배합이 돋보인다.

단, 다소 설명적이다. 그 설명은 자칫 인위적인 감정을 만들어 가게 된다는 점이 있다.

조금은 부자연의 감정이 깃드나 낭송 영상에서는 아름다운 감성으로 엮어낼 꽃 양귀비는

지금부터 한창 세상 모든 아름다운 황홀경을 좌우지하는 화려한 꽃이다.

전체적으로는 깔끔한 아름다움도 있다.


우수작 대나무 집의 민들레 / 안진경ㅡ밴드. 카스토리

안진경의 대나무 집의 민들레는 다소 세련된 언어의 조탁은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듯하지만 어설픈 어조와 촌부의 정서로 어울림을 주고 있다. 해석따라 다양한 설명을 주는 것도 시이다.

그러나 보고 들은 바를 감각을 통하여 즉 센스 기능으로 이미지화 하는 능력을 가꾸는 것도 시인의 역할이다.

 이미지 육화에 가산을 더한다. 시詩작의 오랜 고민으로 조造작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려는 신중한 점도 이면에는 보인다.


우수작 어머니의 밥 타령 / 이둘임

이둘임의 어머니의 밥 타령은 누구나 다 아는 밥 시리즈 언어를 편안하고 무난하게 엮었다.

시인의 진심한 모정과 연계하였다고 보여져 가산을 했다.

이팝꽃이나 조팝꽃등은 유래로 수없는 시인들의 계절적 소재 대상의 순위를 메길 수 없다.

연륜이 낳은 시심에서 시는 따뜻한 진실이 있다. 세대간의 삶의 역할이 다르다.

이 시를 대하며 20-30대의 어머니의 밥이라는 소재로

이팝꽃을 쓴다면 어떤 색다름이 나올것 같은 참신한 영감을 가져본다.




꽃 양귀비 / 양승민


다홍치마 자락 바람에 날리며 물동이 이고 가는

새색시 같은 고혹적인 자태로

우미인초* 꽃밭이 물결치고 있습니다


한을 품고 이승을 떠난 우미인*이

수 천 년의 유폐된 시간을 풀고

꽃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날 듯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유혹에 이끌려 나비로 환생했을까요


밤하늘의 붉은 별들이

지상으로 쏟아져내려온 꽃밭에는

긴 이별의 아픈 기억과 그리움이 출렁입니다

행여 그리운 임 오실까 몽상*에 젖어

꽃 대궁 길게 뽑아 올려 먼 곳을 바라봅니다


조바심치는 가슴 부여잡고 처연히 피는 꽃

꽃대를 툭 분지르면 사모의 붉은 연정이

분수처럼 솟아오를 듯합니다


위로*와 위안*을 주는 꽃 양귀비 꽃밭에는

왠지 모를 설렘과 두근거림이 존재합니다


* 우미인초 : 개양귀비(꽃 양귀비)

* 우미인 : 중국의 4대 미녀

* 위로, 위안, 몽상 : 붉은 꽃 양귀비 꽃말




대나무 집의 민들레 / 안진경


총각김치와 삶은 감자가 전부인

두루거리상 차려 놓고

밥때가 늦도록 기다려도

사립문에 어리는 그림자 없네


아까부터 루리꽃등에 딱지같이

아부지 밥에 앉았는데

딱따그르르하게 놋숟가락 들어

밥상을 쳐 쫓아내도

이자 묵고는 앵앵 돌다가


금방 밥상에 도로 앉는데

양철지붕 쓸어가며

뒤란의 대나무는

서걱서걱 울어대고

앞동산 능선 위에 걸린 달님은


이지러진 곳도 없이 둥근데

채워도 채워도 허기진 궁기 한 섬

태산같이 짊어지고

삐딱하게 자빠진 사립문 지나 돌아오시는

저녁답 우리 아부지 바지게




어머니의 밥 타령 / 이둘임



하얀 밥 꽃이 필 때면

어머니

그립습니다

밥은 당신 마음이었지요


사람은 밥값 해야 한다 하신 어머니

타지로 가는 저희에게

밥 잘 챙겨 먹으라시며 눈물 훔치시며

연약한 동생에게

작아도 밥그릇 큰 사람이 되라고

다독이셨지요


밥벌이가 실해져

밥을 나눌 때면 마음 주고받은 밥이라

밥심이 뚝심이 되고

햇볕이 되었습니다


따스한 봄날 밥 꽃 나부끼는

가로수 길에

어머니 밥 타령이 들어옵니다

밥은 먹고 지내냐...


*5월과 6월은 선정작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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