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남명문학상 심사 결과 시조 부문 최우수상 박한규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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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남명문학상 심사 결과 시조 부문 최우수상 박한규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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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남명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박한규 시조시인


남명매*

 

       박한규 


어디서 나는 걸까 고고한 이 향기는,

살바람 어깨 겯고 설한을 건너왔나

남명의 기개를 깨워 가슴팍에 온 새벽

 

꿈조차 없는 밤을 수없이 뒤척이다

얼붙은 맨몸으로 잔설을 녹여 가면

여리디 여린 피톨에 가만가만 듣는 비

 

살얼음 버무려진 매화꽃 붉은 멍울

수심이 풀린 하늘 꽃잎 한 잎 열리자

단성소 붉은 마음이 사자후를 쏟는다

 

*산청군 시천면 사리에 있는 산천재 뜰에 남명 조식

(曺植, 1501~1572)선생이 61세이던 명종 16(1561)에 손수 심은 매화나무

 

 

 

   

♨당선 소감문♨ 세상 놓는 그날까지 시조를 곁에 두겠습니다.

정격의 음보와 정돈된 함축미가 좋아서 시조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3장 6구의 정연한 문장 속에서도 메타포가 있고 촌철살인의 표현이 있는

작품을 볼 때마다 제 가슴은 저절로 뛰었습니다.

장황스러운 고운 말만 늘어놓는 자유시에 앞서 절제와 규칙이 있는 시조가

오히려 매력적이었지만 혼자서 더듬어가는 길은 마음만큼 쉽사리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저를 더욱 단련시켰습니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말입니다.

이제 어렴풋이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소시민의 삶을 탐구하고 시대와 어울리는

정서적 공감대를 기초로 하여 현대 시조를 쓰고 싶습니다.

시조의 텃밭을 더 정성껏 일궈 나가겠습니다.

당선이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빨갛게 잘 익은 커다란 사과 한 알을 하나 손에 쥔 것 같습니다.

김해일보 남명문학상이 참신하고 도전적인 시인 등용문인 것을 알기에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할까봐 벌써 두려움이 앞섭니다.

정년퇴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다 설상가상으로 덮친 역병 때문에

힘든 시기지만 관심과 격려를 북돋아 주는 가족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내 김정숙 권사, 그리고 아들·며느리 손자 다솔이와 이 기쁨을 나누렵니다.

부족한 졸작 선選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세상 놓는 그날까지 시조를 곁에 두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간단하나마 수상 소감은 이것으로 줄일까 합니다.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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