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남천 장태운 시낭송대회 본선 지정시 * 택1

공모전

제1회 남천 장태운 시낭송대회 본선 지정시 * 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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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합니다 정태운

 

내가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합니다

 

보십시오

그대가 내게 꽃송이를 주면

나는 그대에게 꽃다발을 주었습니다

 

그대는 나를 위해

봄볕에 꽃을 피웠지만

나는

삭막한 겨울에 그대가 외로울까 하여

동백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그대를 만날 때

그대는 이별을 이야기했지만

나는 이별을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대는

세월을 두려워 했지만

나는 세월의 장벽을 넘고자 했습니다

 

그대는

일반의 잣대로 세상의 눈치를 봤지만

나는 사랑하므로 개념치 않았습니다

 

사랑은 장애물을 넘고

온유하여 모든 걸 받아들이고

믿음으로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합니다

 

 

 

 

 

너를 생각하면 정태운

 

너를 생각하면

봄날의 꽃이 되고

너를 부르면

나는 너의 메아리가 된다

 

따스함은 봄볕에 있고

사랑은

가슴을 열어야 피는 것을

 

그리워하자

그리울수록 더 사랑스럽거늘

너를 향한 마음

꽃이 되고

꽃이 되어도

또다시 꽃이 되리라

 

너를 생각하면

사무쳐

그리움이 비수가 되어도

네 그리움 속에 머물고 싶어서

내 생각 속으로

너를 부른다

 

 

 

 

 

 

 

 

 

 

 

 

 

 

다시 시몬을 부르고 싶다 정태운

 

시몬을

다시 불러본다

 

"시몬나뭇잎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아직도 귓전엔 청춘이 남아 있다

이제는 그리운 나이건만

시몬은 늙지 않고 그대로인데

우리만 나이를 먹었다

 

세월은 오고 가고 가고 오건만

시몬은

멈춰진 세상에서 아직도 낙엽을 밟고

나의 맘은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이야기하는데

가을은 저 만큼 계절을 앞섰다

 

어제 같은 오늘이 가고

오늘 같은 내일이 오겠지

길 위에서 길을 찾은지 벌써 얼마던가

이젠 길 끝에서 길을 낸다

 

지친 오후의 심신이

잠을 청하면

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운 시간

안녕이라고 말하고

잠들어야 하나 고민할 새도 없이

밀려오는 번뇌와 피로

이런 세상에 우리는 서있다

 

다시

시몬을 불러본다

아득한 그 청춘의 시간에 서서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오라우리도 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동백꽃 정태운

 

계절이 잠든 시간에

홀로 인양 뽐내고 싶어

차가운 북풍도 마다하지 않았느냐

 

혼자여서 외로울 텐데

그 외로움도 감내하고

홀로 피고

홀로 지고

둘려봐도 네 밖에 없다.

 

간밤

찬서리 찬바람은 어떻게 견디었고

다가올 밤

눈 내리는 밤은

또 어떻게 지새우려고

 

노란 꽃술에 붉은 입술 한

도도한 네 맘 알아줄 테니

이 계절 지나고

봄날에 꽃피우지그래

 

 

 

 

 

 

 

 

 

 

 

 

 

 

 

 

동백의 이별 정태운

 

동백이 길거리를 나섰다

4월이면

겨울을 지켜온 언약을 잊어도 되리니

선혈이 낭자하게 절규해도

버릴 수 있음이라

 

떠난 자리

대신할 꽃피울 수 있는

사랑은 남겨두련다

거리에

발자취 요란해도 책하지 말렴

한겨울 도도하게 붉게

물들였음이니

 

흐느끼듯 우는 벚꽃의 끝 길을 따라

설움 우는 복사꽃의 꽃잎도 데리고

지난 자리

그렇게 물려주련다.

 

~~!

핏빛보다 더 붉은 사랑

태양보다 더 뜨거운 사랑 자리

장미에게 내어 주련다

나의 꽃이여!

 

 

 

 

 

 

 

 

 

 

 

 

동행 정태운

 

그대에게 간

나의 마음 돌아오지 않으니

나에게 온

그대 마음 돌리지 말아요

 

거리의 꽃잎

계절을 지나 시들지언정

돌아가지 않듯이

 

내 사랑 그대여

세월을 채워 떠나갈지언정

그 마음 돌리지 말아요

 

단풍으로 물들고

낙엽이 되어도

나뭇가지 속에 봄날의 싹은 남기고

손 잡고 갑시다

함께 갑시다

 

 

 

 

 

 

 

 

 

 

 

 

 

 

 

 

 

 

또다시 이별 위에 설 것을 알면서 정태운

 

이별 위에 서서

한때는

그리워한 적도 있었으리

 

그리움 앞에 서서

그때는

이별을 아쉬워한 적도 있었으리

 

달이 차면 기울고

어둠이 지나면 해가 돋듯이

사랑도

꽃처럼 피고 지는 것임을 알고서부터

담담한 마음

가슴에 심었다오

 

봄볕 짙어오면

새싹에서 초록을 보고 꽃을 본다오

또다시

이별 위에 설 것을 알면서

 

 

 

 

 

 

 

 

 

 

 

 

 

 

 

 

 

무궁화 정태운

 

그대여!

빛이나 눈물이 나는 꽃이여!

 

한때는 삼천리 강산에 화려하게 피었나니

베어져 씨 말라버린

오욕의 설움을 잊고

다시금 금수강산에 피어나느니

그대 꽃이 피어

자존감을 찾고 자신감을 가져

떳떳함을 가진다

!

무궁화!

 

불러 가슴 저미는 나라의 꽃이여!

한민족의 슬기와

단군의 얼과 민족의 자긍심을 담아라

그리고

도도히 피고져

끊이지 않는 우리 민족의 끈기와 긍지를 보여라

 

세세손손 피어 향기롭기를

세계만방에 피어

한민족의 기상을 알리기를

바라고 바래어 내 마음이 든든하다

그대 꽃이 있어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느냐

무궁화여!

대한의 꽃이여!

 

 

 

 

 

 

 

문득 정태운

 

문득이란

말이 낯설지 않는 것은

 

문득

문득

그대의 목소리

환청처럼 메아리치고

 

문득

문득

그대의 눈빛

밤하늘 별 되어 다가옵니다.

 

가슴앓이 하는 마음 내려놓으면

은은히 들려오는 사랑의 찬가

그대를 안고서

기쁨의 입맞춤하고 싶습니다.

 

문득

문득

생각나는 마음 있어

장미꽃 한 송이 들고 달려갑니다.

그대 있을까

그 벤치로

 

 

 

 

 

 

 

 

 

 

 

 

민들레의 변辯 정태운

 

바람에 날리어

그대 앞마당에 뿌리 내림을 탓하지 마오

 

구름에 실리어

내 뜨락에 슬픔으로 내려도 탓하지 않으오

 

내가 탓하지 않듯

그대도 탓하지 마시구려

 

계절이 맞아

이 계절 여기서 유함에

그대 눈길에 끌려 행복했으니

아름다운 세상의 인연을 노래하고

또 어느 바람에 날리어 갑니다

 

그대도

어느 구름에 실리어 오면

그대 때문에

민들레 다시 꽃 피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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