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3회 김해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3

공모전

2023년 제3회 김해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3

소하 0 400

162ef3cfeb4c5e2e20303a1a0aa838e0_1682554014_04.jpg
김의상 화가作


*심사위원장: 허남철 한국문인협회 김해지부장, 심사위원: 박경용 인제대 선임연구원(가야사) 리브레티스트

* 총 심사평: 계간 신정문학 6월(여름여행집)호 



<3월 최우수작>


쓴맛 당기는 세상이야


                       공영란


세월 초침 째깍거림처럼 밤낮없이 날마다

북 치고 장구 치며

광장에서 골목까지 태극기 늙도록

시끄럽던 마당극 잔치

장단 맞춘 언론매체마다 기러기 새하얀

똥 범벅으로 완성한

게리이미테이션 잡신 왜색에 체해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도

쥐약 보약 먹어 코 막힌 귀먹은 봉사들뿐인지

갈채 요란하다


비워두고 싶은 애탄 가슴 쓸어내림 풀떼기들 몫으로 남아

광야 초목처럼 맑은 공기로 숨 쉬고 싶어도

날마다 채워지는

반길 수 없는 낯 붉은 주정과 주접 요지경 속 우문현답

당뇨 엿 먹여 고혈압엔 소금 뿌리니 참 쓴맛 당기는 세상이야




<3월 우수작>


어머니


    서향 임명실


어젯밤 꿈에

학 두마리와

어머니는 소천하셨습니다

모진 세상을 아무런  말씀도

아니 하시고 묵묵히

살다 가시었지요


오남매의 평안을 위해

무릎이 닳도록 기도 하시던

어머니


큰딸이 다니러 온다면

새벽부터 저녁까지

위탁상회에

앉아계시던 어머니

명태 코다리와 칠성 사이다를

안고 계셨다고 합니다


근심 걱정 없는 그곳은

평안하신지요

하얀 미사보를 쓰고

선녀처럼 기도 하시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큰아야 네가 오면

꼭 비가 오더라 에이구..

푸념반 사랑반이던

어머니 목소리도 그립지요


이제는 뵈올 수 없지만

어머니처럼 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거리를

어머니처럼 걸어 다녀 봅니다




<3월 우수작>


국수


   정형근


비 오는 날

어머니가 보고프면 시골집을 찾는다

봉래산 뒤편

빗소리 맑은 국숫집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가시기가

생각날 때 찾는 곳

이때는 빗줄기마저 국수 같다


멸치 국물에 끓인 국수에 손 만두 3개를 덤으로 넣어주시던 할머니

머리에도 듬성듬성 국수발이 늘어져 있다


청령포 강물을 닮아서일까

통통 불은 듯해도 끊기지 않고 쫄깃쫄깃 한 맛

부드러워도 강직했던 아버지 같다

어릴 적 마음으로 후루륵후루륵 뽀얀 국수를 먹는데

후드득 맑은 눈물이 떨어진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