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 남명문학상 당선작 연재, 시 부문 우수상 양승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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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국 남명문학상 당선작 연재, 시 부문 우수상 <남명 선생을 기리다> 양승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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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부문 우수상 양승민 시인




남명 선생을 기리다

 

대장부의 세상살이는,

 

깊은 물처럼 가늠할 수 없는 덕성과

푸른 산처럼 큰 학문을 갈고 닦아서

우뚝한 기상과 이타의 대의를 세워

견고한 세상의 벽에 맞설 자세를 갖는다

 

유혹하는 물욕과 출세욕을 떨쳐버리고

어지러운 세상사를 우회하듯 일갈하며

부질없는 명예를 춘몽이라 경계한다

 

남녘바다[南冥]로 날고자 하나

온통 오염되어 앉을 자리가 없구나

그렇지만 서릿발 서듯이 지조를 지키며

청빈하고 검소한 생활로 선비정신을 구현하고

후학 양성으로 학문을 실천하니

몇 백 년 지난 후세에도 살아생전 명성이 자자하다

 

서책을 베고 자도 깨달음은 요원하다 하였으니

뜬 눈으로 불을 밝혀 길 밖의 길을 찾아라 채근하신다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는 후학들이

남명의 뜻을 우러르고 고양하니

영원히 잊히지 않는 전설이 되었도다

 

 

 

      

 

 

남명매*

 

 

심은 이의 뜻에 감동하였을까요

산천재 뜰에 당당하게 서 있는 남명매

온갖 풍상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천왕봉의 잔설을 품은 칼바람에도

의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의 고비를 넘어온 가지 마디마다

임의 말씀인 듯 달려있는 하얀 꽃봉오리

눈부신 자리마다 당신의 업적이 맺히고

흩날리는 꽃잎 따라 세상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450여 년 비밀을 품은 우람한 세 줄기는

, , 절조節操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돋아나는 새순 따라 당신의 얼도 피어나고

하늘을 드리운 품세는 당신의 품처럼 넓고도 포근합니다

달빛을 벗 삼아 시름을 달래며 꽃그늘을 거닐었을

고심에 찬 당신의 모습이 선연히 그려져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기품 있는 자태와 진한 향기로

임의 뜻을 계승해 온 남명매

천년을 더 살아서

임의 얼과 가르침이 세세연년 이어지기를 간구해 봅니다

 

*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산천재 뜰에 남명선생이 61세 때인 1561년에 손수 심은 매화나무

 

 

 

 

 

 

남명의 가르침

 

세상살이에 필요한 덕목이 있다

 

안개 속 미래는 함정도 많고 덫과 올가미도 많다

끊임없이 일렁이고 쉼 없이 파도가 친다

넘어야 할 고빗길도 첩첩이다

 

풍파 헤쳐 나갈 지식과

고난과 시련을 뛰어넘을 지혜를 갖춰야 한다

마음을 밝고 올바르게 하며 자기 근본을 세우는 일,

을 갖춰야 한다

성성자惺惺子*를 허리춤에 달고

자기를 경계하며 살아가야 한다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고자 하면

자기 안에 굳은 심지와 에너지를 갖춰야 한다

 

지식을 알면 곧바로 행해야 한다

옳고 바른 일은 결단력 있게 실천하는 것이 의이다

도의 적극적 표출이 의이다

현실문제 해결하려면 투철한 비판정신을 가지고

경의검**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야 한다

 

세상살이에 필요한 덕목은 바로

남명의 가르침인 경과 의이다

 

 

* 남명 조식 선생이 자신의 뜻을 일깨우려 허리춤에 달고 다닌 방울

** 남명 조식 선생이 경과 의에 어긋나는 것은 과감하게 베어버리겠다고 허리에 차고 다닌 검

♬당선 소감문♬

남명 선생께서는 유명한 성리학자이자 위대한 스승이었습니다.

선생께서는 내면의 수양[]과 도의 적극적 표출[]

중시하는 경의학敬義學을 주창하셨습니다.

세상의 풍파를 헤쳐 나갈 지식과 지혜를 갖추고 마음을 밝고

올바르게 하며 자기 근본을 세우는 일, 즉 경을 갖춰야 한다 하셨습니다.

지식을 알면 곧바로 행해야 하며 옳고 바른 일은

결단력 있게 실천하는 것이 의라 하셨습니다.

현대인들이 마음속에 새겨들어야 할 가르침이라 생각이 듭니다.

선생께서는 한 번도 벼슬에 나가지 않으시고 후학의 양성에 진력하셨기에

선생의 기개와 절조, 선비정신은 후학들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남명 선생을 흠모하며 선생의 업적을 시로 써봤는데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시를 늦게 배운 탓으로 재치도 부족하고

표현도 어눌합니다만 계속 배우고 정진하여 시다운 시를 써보려 합니다.

사물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깊은 사유와 밝은 심안을 갖춰 독자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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