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호 시인이 다람쥐를 보던 날의 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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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호 시인이 다람쥐를 보던 날의 글 2

소하 0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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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명호 사진 作


안양암 다람쥐


            화운 / 하명호


한 겨울 낙엽지는 소리 바람에 날리어 드니

산사의 오솔길 걸어가 인적 끊긴 고부랑길 언덕을 올라간다.

산새들 합창하는 메마른 돌 틈을 헤집으며

겨울 찬 바람 오랜 돌 틈에 이끼마저 메말라 있다.

한겨울 독수리에 어미 잃어 홀로

어린 얘기 다람쥐 배가 고파 오후 허기진 배하고는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간다.

양 볼 가득하니 도토리 입에 물어 가을은 저 멀리 추억 속에 자리한다.

저만치서 긴긴 겨울지나 봄이 오는 소리 들리어 오는데

겨울 일용 양식 잔뜩 창고에 두었는데 나른한 오후라 어디 둔 지 잊어버렸다.

바람에 흘러가는 상수리 잎 하나 홀쭉하니 허기져 주린 배 작은 입 오물거려 진다.

이 겨울 지나 봄이 온다는데

나의 천적 비 얌이 나오기 전에 부지런히 봄 채비나 해두자 한다.

                                                          (통도사 201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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