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 시詩 2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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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기획 연재 시詩 2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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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사진가 作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2


오래된 기침 소리가 쿨럭인다

약 한번 챙겨주는 이 없는 지금

무심한 시간만 무겁게 짓누르며

구석으로 밀려나서 무너지고 있었다


바람도 달빛도 별들도

한 번쯤 들어와 쉬고 싶어 했지만

어두운 가슴속 외로움에 밀려

쉽사리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했다


늙어 보이는 몸에는

거미들이 뼈대와 뼈대를 연결해

무너지려는 기다림을 붙잡고 있었다

추억은 기둥 속에서 중얼거렸다


홀로 자리 지키는 것도 오래 하면

습관이 되는 것인지

흘러내린 옷매무새 사이로

상처들이 보인다


오늘도 무심한 듯

아프지 않다는 듯이

안으로 홀로 가는 길을 숨기며

바람이 들고 나는 곳에 햇살 하나 살짝 걸쳐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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