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詩, 김두기 시인편 11
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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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5 20:35
김마임 포토 친구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11
한바탕 탈춤을 추는 중이다
일그러진 모습 속에 숨겨진 사연들
두둥실 바람을 타고 풀어낸다
슬픔도 기쁨도
지나가는 세월도
엇대어진 춤사위에서 삐걱거린다
달빛을 지붕 위에 두고 풀벌레 화음에 맞추어 별빛을 장단 삼아 놀았다
오래전 동행했던 집주인 식구들도
기억 속에서 우르르 몰려나왔고
모두 어깨춤으로 일출 때까지
하나씩 풀어낸 이음새에서
깊어가는 세월의 흔적이 푸석하게 흘러내렸고
바람의 자리는 더 넓어져서 한바탕 두둥실
늙어 갈수록 신명이 올라
표정에는 깊은 골이 만들어졌고
기우는 축대 한쪽은 마지막 장단을 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