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디카시 / 안동유 -벗友 꽃 부부 (5월 첫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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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디카시 / 안동유 -벗友 꽃 부부 (5월 첫 주)

모과 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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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友 꽃 부부 

세월 간다
탓 하지 말고
꽃바람 불거든
손잡고 같이 가자 

 _안동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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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져봅니다. 사진 속 두 그루의 벚나무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처럼 나란히 서서 꽃을 피우고 모진 바람을 견뎌냅니다. 서로에게 기대지도, 그렇다고 멀찍이 떨어져 있지도 않는, 그 적절한 거리는 오히려 깊은 연륜에서 오는 끈끈한 정을 은은하게 드러냅니다.

인생이라는 흐름 속에서 어찌 순탄한 날들만 있겠습니까. 때때로 예기치 않은 바람이 불어올 수도 있지요. 그러나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부부의 모습일 것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결혼과 이혼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하지만 부부 관계는 단순한 애정만으로는 온전히 지탱될 수 없습니다. 뜨거웠던 사랑이 시간이 흐르며 깊은 우정으로, 그리고 삶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으로 발전할 때, 비로소 서로는 인생의 둘도 없는 ‘벗’이 됩니다.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고, 속상한 일이 생겨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싶을 때조차 묵묵히 함께 걸어가는 길.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벗友’과 같은 부부로 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부부란, 화창한 날에만 곁을 지키는 관계가 아닌, 떨어지는 꽃잎을 함께 바라보며 시들어가는 마음마저 서로 보듬어 다시 피워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두 그루 벚나무처럼 오랜 벗이 되어 계절의 변화를 함께 견뎌내고 또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부부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감상: 김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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