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하명호 시인편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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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08:35
하명호 시인
매미의 오덕(五德)
하명호
내 새로운 짝을 만나러 십수 년을 기다렸다
이전에는 해가 지면 인간들 같이 자는 줄로만 알았다
형광등 불 밝히어 난 이즈음 낮과 밤이 따로 없다.
성찬이 따로 없어 아침 이슬은 내 먹이 차림 상
아옹다옹 따로 살림 집이 필요 없구요
내 곧게 뻗은 입은 학문수행 선비를 닮았다 한다더라
땀 흘리어 농심들 곡식 헤할 줄도 모르고 노래 곡은 한 곡으로 인생 한 절기 마치고자 한다
내 목소리 높다 하니 주인장 잠에서 깰라 너희 자동차 소리에 눌리어 산 지 오래이다
처서가 지나 한 절기 내 생을 마치는 일이라 내 알아서 사라질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