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특선작 이달의 時調 * 놋숟가락 * 전영귀 시인
포랜컬쳐 특선작 이달의 時調 * 놋숟가락 * 전영귀 시인
놋숟가락
-어느 학도병 이름이 새겨진
전영귀
둥실, 쌀밥 덩이 허공에 모락모락
까치발 버둥대도 닿지 않는 저 달처럼
이팝꽃 철모에 담아 주린 배 채웠겠지
제 키만 한 M1소총 교복차림 전투지
괴물 같은 탱크가 가당키나 하였더냐
벌벌 떨다 어느 골짜기 사시나무 되었나
유학산 초록 물결 유혈 낭자 감쪽같고
다부동 328고지 구국일념 연명하던
막내야 어드메 들어 빈 숟갈만 휑한고
다급한 총소리에 한술 밥 떠 봤을까
젖배 곯려 멍이 든 이 어미 가슴처럼
퍼렇게 녹슬어버린 내 새끼 놋숟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