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부르는 시선, 고옥선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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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부르는 시선, 고옥선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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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옥선 시인


손끝으로 만지신 엄마의 봄


                  고옥선


앞 마당에 홍매화

붉게 필 때도

엄마는 봄이 온 걸 몰랐다


산수유 꽃향기 대문 열고

마당을 맴돌다

문풍지에 살짝살짝 간지를 때도

봄인지 몰랐다


댓돌 위에 놀러온 햇살

털신 안에 놀다 갈 때도

아직 봄 이려니 했었다


출입을 못하신 엄마 곁에서

겨울은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진달래 꽃가지 손에 쥐어 주던 날

" 아야 봄이어야 "

손끝으로 봄을 만지신 어머니

화사한 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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