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7, 김두기 시인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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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10:45
유중근 사진 作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7
패잔병 행색처럼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다
수년을 처절하게 가진 힘으로 비바람 막아냈다
집이라는 것으로 만들어져 사명을 잊지 않았다
처음부터 변할 수 없는
변해서도 안 되는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언제나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서
주춧돌 꽉 붙잡고 서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 가지밖에 없었다
때론 슬프기도 하지만
한 가지로 삶을 이룰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
노장 되면 물러나야 하는 법
뼈마디 관절에서 세월의 이야기 들려줄 때
지키고 담아왔던 행복했던 소리 들을
가슴에 채우고 먼 길 간다
후회도 없으니
이젠 후회 없이 무너지는 것에
욕심부리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