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7,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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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7,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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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사진 作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7


패잔병 행색처럼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다

수년을 처절하게 가진 힘으로 비바람 막아냈다

집이라는 것으로 만들어져 사명을 잊지 않았다

처음부터 변할 수 없는

변해서도 안 되는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언제나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서

주춧돌 꽉 붙잡고 서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 가지밖에 없었다

때론 슬프기도 하지만

한 가지로 삶을 이룰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

노장 되면 물러나야 하는 법

뼈마디 관절에서 세월의 이야기 들려줄 때

지키고 담아왔던 행복했던 소리 들을

가슴에 채우고 먼 길 간다

후회도 없으니

이젠 후회 없이 무너지는 것에

욕심부리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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