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단수필 1, 김재진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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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단수필 1, 김재진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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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진 시인


삶의 책장을 넘기며 

        

늘 습관처럼 전화기를 연다. 새내기인 막둥이가 몇 줄 남겼다.
남도에 있는 캠퍼스로 가게 되었고 대전 집에서 우선 필요한
생필품을 챙겨서 학교 기숙사까지 데이트 하잔다.


사실 큰애를 지난겨울에 분가시키고 한쪽 맘이 허전하긴 했는데...
막둥이마저 새내기가 되어 집안이 썰렁한 게 텅 빈 느낌이 든다.

바야흐로, 스무 살 초반이었다. 산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선지
탁 트인 망망대해, 먼 바다를 동경해 왔었고 그 당시 아버지 형편도
여의치 않아서 한 학기 마치고 해군(병)과를 지원하게 되었고
하필 초겨울에 입대하게 되었다.

고생할 자식이 눈에 밟히셨는지 아버지는 저만치서 애잔해 하시고
어머니는 연신 눈시울이 글썽이시던 모습이 어느덧 내가 부모
입장이 되어보니 그때의 부모 마음이 이해된다.


6ㆍ25 전쟁이 발발하고

중공군이 밀고 내려오던 1.4 후 태 즈음에

의용군을 다녀오신 아버지는 제주도 훈련소에서

긴장감 넘치는 힘들었을 순간들이 회상되어

집 떠나는 자식에게 닥칠 여정들이

차마 말씀을 못 하셨어도, 애잔하셨을 터이고

어머니는 힘든 일상인데도 매질 한번 없이

자식들을 금지옥엽 하셨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셨겠는가?


내가 지금 그 자리에 서 있다.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되풀이되고

세월은 유수와 같이 끊임없이 흘러 흘러가

삶의 여정도 서녘으로 뉘엿뉘엿 황혼 될 테니

그 시간에 내 곁에 혼자가 아닌 맘 벗들과 동행하는 그림을 그려보면서

소소함에도 웃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지속 되길 모쪼록 건강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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