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정종명 시인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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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포토시詩, 정종명 시인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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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성큼 다가왔다 (1,443)


                            고송 정종명


피부에 와 닫는 바람의 살결이

무딘 감각에도 감미롭다

선들선들 잎새를 떠미는 바람

무겁지 않고 가붓하다

먹구름 사이 간간이 보이는 하늘

더없이 파랗고 높아있다

장독대 옆 대추나무엔

불그스레 맛을 올리고

풋밤 송이는 티를 벗어간다

매미소리 힘 잃어가고

깊어 가는 밤 귀뚜리 노래에

별은 초롱초롱 빛난다

담장 타고 놀던 애호박

어느새

달덩이 얼굴에 분粉꽃 피운다

끈적이던 찜통더위도

입추의 손아귀에 잡혀

힘이 쭉 빠졌다

가을,

성큼 다가와 몸에 착 감긴다. 

2021. 0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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