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자 시인의 고요위에 그려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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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시인의 고요위에 그려내는 시

포랜컬쳐 0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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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저녁



          김정자



베란다에서 저녁 바람을 맞으면서

잔을 흔들었다


맑은 유리잔에 갈색 액체 속에

투명한 얼음이 부딪쳐

카랑카랑 시원한 소리를 낸다


갈색 커피는 녹는 얼음 탓에

점점 더 엷어져 거의 물 같다

열정을 잃은 커피.


단조로울 정도인 저녁노을,

눈이 시리도록 투명한 그 색채를

원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머릿속에서 자문을 한다


오월의 향이 사그라져

번져오는 유월의 향

나도 누구에게 여운이 되어

남은 삶을 물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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