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어머니의 검지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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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1 22:22
어머니의 검지
박금선
"선이,
저그 아부지요
거기
검불 속에
내 손가락 함 찾아볼라요."
소여물을
치시다
어머니 집게손가락 한 마디가
작두에 잘렸다
얼른
입고 있던
무명 저고리
고름을 쭉 찢어 동여맸다
"엄마는 삭신이 좋아 하룻밤 자고 나면 다 낫는다."
병원
대신에 된장이 정성껏 간호를 돌봤다
한마디가
없는 손가락은
늘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 있었다
언제나 씩씩하고 밝았다
유난히
빛이 나며 빤질거렸고
꼭 동자승 까까머리 같았다
참 아프고
아픈 손가락이다
피가
줄줄 흐르는
손가락 움켜쥐고도
어머니의 여유 있는 얼굴!
환한
미소를 나는 보았다
5월이 다가온다
간간이
카네이션이 눈에 뜨인다
해가꽃이
하늘하늘 날리는
포플린 남색 저고리
붉은
카네이션을 꽂은
어머니의
왼쪽 가슴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