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실 시인의 걸어다니는 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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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실 시인의 걸어다니는 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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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실 시인



도시의 노을


        여명 임명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고단한 행렬들이

별별사연

별일들을 안고

걸어들 간다


복잡한 머리속

세상사에  절어

육신은 바라는 

쉼터를 찾을 수밖에


희미하게 

보름달이

노을의 저 편에 있다


나무가지에

걸터 앉아

저물어가는 세상을

참견하려 하고


지구 어딘가에서 

고락을 지고 있을 

자식을 찾는

어미의  아픈 눈길로 보고 있어


오래전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서녁으로 뉘엿거리는

노을 속에는

당신도 나도 지친

날개를 푸덕이고  있다


잠시 눈감았다 떳더니

언제나 어제가 되어 있으니


짧은 오늘을

간신히 붙들고

생과 싸우다  돌아오는 길은


여장을 노을에게 모두

맡겨 버리고 때묻은

공간 속으로 어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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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실 사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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