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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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소하 0 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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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꽃인 줄 몰랐다


                      박금선


늦은 봄날

아버지가

뱀 골에서 지고 오신 검불 지게


땀방울과

검불 속에는 진달래가 활짝

웃고 있었다


얼른

달려가 진달래 모가지를

숨 쉴 새도 없이

우두둑 따 먹기에 바빴다


갑자기

알몸이 된 가지는

내 발에 허리가 잘근 꺽인 채


부끄러워

가마솥 아궁이로

얼른 숨을 숨겼다


입술이

시퍼렇게 진한 물이 배고 목에서

신물이 올라와야 밥숟갈을 놓았다


그땐

진달래가 배고플 때 먹는 간식이나 밥인 줄 알았다


감꽃도 그랬다


그땐 꽃을 몰랐다


내가

꽃을 알게 되었을 땐

꽃이 지고 난 후에  알았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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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 정윤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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