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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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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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裸木) 


        태안 임석순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닥쳐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푸르게 새로이 태어나려 한다

땡볕이 쏟아져 내려도

푸르름 잊지 않으려

바람과 동행하며

빗방울을 사귀어 친구가 되었다

발가벗겨진 몸뚱어리

속살까지 다 보여주며

알몸 되어도 버텨낼 것이다

겉모양 어설프게 보여서 그랬던가

나를 버려서 나를 찾으려고

바탕에 숨겨둔 비장의 무기를

저 깊숙한 땅속에 묻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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