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 조일규 시인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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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20:19
조일규 사진 作
어느 가을날 오후에
백토
모두가 다 오고 가네요
잘 익은 사과는
햇살을 받아
이글이글 빨갛다
말없이 흐르는 강물에
사뿐히 드러앉은 산그림자
끝판을 장식하려는 듯
오색 현란한 춤사위로 하늘을 찌른다
마냥 푸를 줄만 알았던
나뭇잎들은
갈바람에 몸을 맡겨
하염없이 날리고
붉게 물든 저녁 하늘엔
기러기 떼 기럭기럭
구름속에 달 쫒듯
가고 또 가는 구나
모두가 다 간다
푸르던 잎도 떨어지고
강물도 가고
저 하늘에 달도 가고 구름도 가고
바람도 간다
저 혼자 가는 게 아니였네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모두가 다 오고 가누나
돈도 명예 권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