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조용현 시인편
소하
0
107
2021.11.26 02:29
고흥 유자-조용현 사진 作
유자 향기 품은 내 고향
조용현
여보게, 저 밭두렁 언덕에 노란
황금알이 달린 나무가
살구나무집 아들놈을, 대학에
보냈다네
그 집 딸 년 시집가는데 세간살이도
보탰다지
그땐 유자 한 알에
백 원짜리 지폐 몇 잎은 받았다는데
어쨌거나
그 시절이 살만했었지
절구통에 보리쌀을 찧어, 모래알을
십었어도
그때가 좋았지 않은가
굶어도 같이 굶고
가진 것 없어도
누구 하나, 없이 여긴 이도 없었으니
하는 말이라네
자넨, 그렇게 죽을 둥, 살 둥
뻐가 으스러지게 몇 년을 살았어도
강 건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성냥갑 한 평이나
벌었는가
그래도 서울 살이가 좋단 말인가
이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