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조일규 시인편 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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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1 08:39
조일규 사진 作
올 가을엔
백토
나도 올 가을엔
허허로운 들판에 핀
들국화처럼
그대에게 가서
행복한 향기를 안기는
꽃이 되고 싶다
한나절 스쳐 지나는
가벼운 바람 아닌
빨갛게 익은 홍시처럼
조심조심 아끼고
서로를 다독이며
꽃길을 가고 싶다
웃고 있지만
그대 너른 가슴에
안겨서 울기도 하고
가끔은 허심탄하게
속엣말 해가며
무거운 짐을 풀어놓고 싶다
가끔은 들에 핀 국화처럼
소리 없이 눈물 없이
울기도 하고
투정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