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허신행 시인편 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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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9 20:01
허신행 사진 作
가을 속 그리움
허신행
깊어진 어둠의 침묵 속에서
위로받은 짐을 털어 내버리고
그렁그렁 고인 그리움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하나둘
가로등 불빛들이 사라질 때
가볍게
살짝이
새의 깃털처럼 하늘이 왔다
낙서투성이로 가버린 구겨진 시간
저만치서 다가오는 쓸쓸한 찬 손에 퇴색된 가랑잎들은 바람결을 타고
덩실덩실 오광대 춤을 추는 듯
가을날 아침을 즐긴다
그렇게
바람 타고 온 가을 그리움은
몸살 난 열병으로
뜨거운 입김으로
드러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