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詩, 김재진 시인편 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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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12:22
김재진 사진 작
가을비
김재진
한낮에 지긋이 닫혔던 베란다 문을
먹구름 울먹여 살포시 열었습니다
무에 그리 서러운지 밤새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창가에 보듯이 간질이는 바람결에
그대인가 하였습니다
폭염 속 이명처럼 울리던 매미 소리도
어둑한 하늘 녘 천둥소리에 놀라 선지
소슬바람 길로 슬그머니 가버리고...
밤새워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으로
마음속 그리운 것들이 사부작사부작
빗줄기 타고 내려와 마음 도리질합니다
한동안 애가 타 여 버겁던 날들도
지나가면 시나브로 그리워질 테고
삶의 긴 여울을 따라서 토도독토도독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