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랭컬쳐 포토시詩, 김재진 시인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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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랭컬쳐 포토시詩, 김재진 시인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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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진 사진 作



대문


    김재진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대문을 응시하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생각에 잠긴다


낡은 가구들로 가득 찬 집안에

좀 더 새로운 풍경을 들여놓으려면

퇴색되고 칙칙한 배려는 버려야 한다


학창 시절 아홉 가구 살던 집 대문이 생각난다


바래진 양철 대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으며

자정이 넘도록 절대로 닫히는 법이 없었다


순한 바람에도 금세  삐거덕거렸지만

언제나 버티고 서서 배웅하거나 맞이했다


대문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간의 방앗공이

세상의 온갖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열리지 않는 대문은 꽉 막힌 벽일 터...

흔들 비쭉 이가 세상과 소통하려는 변곡점에

대문은 항상 열려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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