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곤 시인의 저녁 연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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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곤 시인의 저녁 연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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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곤 시인




어미 새


      김재곤


울 엄마는 새벽의 무게만큼

머리에 잔뜩 이고 십리 장터로

꿈길처럼 누벼 나선다


한 세월을 돌아 다시 돌아와도

굴곡진 가시밭은 쭈뼛거리며 일어서고

선잠 자다 깨어보면 소쩍새 여섯 마리 새끼

입술이 부러 턴다


천국이라 묻지 마소

지옥 아귀 구정물에 목 축이랴

허리는 간데없고 장대비가 내린다


오매는 죽어서 뭐가 되고 싶노

나는 새가 될끼다

와 하필이면 새가 되고 싶노

그냥 어디라도 훨훨 날아다니고 싶다


새벽을 이고 장에 간다던 어매는

보름달이 미타산에 휘영청 걸려서야

하얀 버선발로 오신다

소쩍새 날갯짓으로.....

                 202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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