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곤 시인의 저녁 연서 2
소하
0
374
2021.09.02 23:25
김재곤 시인
갯버들
김재곤
아는 체하지 마소
있는 체하지 마소
잘난 척은 절대하지 마소
다시는 이 곳에서는 살지 않으리라
나도 한때는 잘난 놈이였는데
발 한번 잘못 담갔다가 이 신세요
천길 물길을 모른다
모르시는 말씀
긴 촉수 뻗으면 니 속 내 속 다 들여다본다
강 바닥의 고독일 수는 있다
그러나
아마존강을 넘겨다 볼일 없고
아찔한 한강은 그냥 그렇고
태화루 야경을 벗 삼아
건너편 마천루의 온기가
젖은 가슴을 휘감고 돌고
거친 날은 촉수가 외로울 뿐이고
애끊는 밤은 이파리가 쓸쓸할 것이라
담근 발은 산전수전 다 쓸어담아
그저
온몸으로 삼키고 산다.
김재곤의 저녁 연서
PM 18시 쯤 태화강 변 갯버들에 기대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