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김두기 시인편 16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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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01:00
유중근 사진 作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16
ㅡ 그리움 ㅡ
시간 흐름에 씻긴 흔적들이 흘려낸 말이
조용함을 불러내어 마주 보고 있다
담쟁이도 한 말씀 해보려고 엉금엉금 짚어 오고
창호지로 창살 숨긴 문에 매달려 있는 문고리는
오래전 손잡았던 온기 기억하며 추억에 잠겨 있다
수시로 들고 나는 바람의 문안 인사
마루에서 기침 소리
오래될수록 더 진해지는
고택의 향수
나이 들면서
아버지기 더 그리운 건
오래된 고택의 깊은 정 때문일까
나도 오래됨을 닮아 가고 있는 탓일까
오래 묵은 흔적들이
옛 모습 하나 흘려 낼 때
아버지의 아버지 뒷모습 보면서
큰절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