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김두기 시인편 13
포랜컬쳐
0
460
2021.08.27 15:14
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13
웃어도 웃는 것이 아냐
앙다물 힘이 없어 웃는 척하는 거야
남들이 진짜 웃는 줄 알게
혹시 웃고 있지 않으면 기둥뿌리 뽑아갈까 봐
늘 조심스럽게 이런 표정하고 사는 거야
잘못한 것이 없어
그저 묵묵히 살아왔는데
늙었다는 이유에 홀로 눈물 삭여내지
날 한 번씩 찾아와 주오
모두가 떠나고 이렇게 세월에
부딪치는 외로움이 구들장 깊숙이 스민다오
화려하고 비싼 바람은 필요 없소
잠시라도 말동무해 주고
잠시라도 모습 보여주면
그 짧은 행복으로 웃을 수 있겠소
찾아와 주오
날 잊지 말아 주오
내 안에 당신 흔적 지워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