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디카시 / 이운파 - 섬
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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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12:19
섬
잊어버린
가슴 안에 있던
홀로 떠 있는
또 하나의 나
_이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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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나무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
일상을 살아간다. 마트를 가거나 전철을 타거나 시장을 가면 내가 숨은 그림처럼 섞여,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다. 심지어 핸드폰에도 사람이 산다. 생각을 공유하는 카페, 블로그, 단톡방은 언제든 만남의 창이다. 그런데도 혼자라는 느낌이 따라다닌다. 왜 그럴까.
돛배 한 척이 정박해 있다.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관광하던 시끌벅적한 배였을 것이다. 관광을 마친 돛배는 잊고 있었던 물그림자를 본다. 홀로 떠있는 섬을 발견한다.
섬은 작은 육지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을 키우는 따스한 곳이다. 따뜻한 가슴이기에 온기를 더 느낀다.
그래서 군중 속에 고독이 찾아왔을 것이다. 또한 사느라 잊고 있었던 자신을, 배를 정박하고서야 비로소 만난다.
시인의 멋진 출항이 힘껏 기대된다.
_감상: 정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