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우리 기쁜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 -그대 그날을 생각하나요?! 김비주 시인

사람과 책

슬픈 우리 기쁜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 -그대 그날을 생각하나요?! 김비주 시인

소하 1 393

c2a547712f520a57b4b0024ec2065d58_1631405201_95.pngc2a547712f520a57b4b0024ec2065d58_1631405541_63.pngc2a547712f520a57b4b0024ec2065d58_1631405565_97.png
<오후 석점, 바람의 말> <봄길, 영화처럼> -김비주 시인

저의 시는 시간여행인지도 모릅니다.

절대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과거로의 여행 말이죠.

그 기억들에 기대해 현재의 삶을 조명하고 싶은 소망입니다.“

 

은퇴 후 노년의 삶은 단조로운 일상이 되어 갔습니다.

젊을 때의 삶이 풍성하지 않았다면 견디기 힘든 허무의 시간일 수도 있었습니다.“

 

전년에 발간한 시집을 받고 안부 전화로 그녀가

  <봄길, 영화처럼>을 출간한 소감을 묻자 그랬다.

 

우리가 힘들 때면 견디게 했던 쇼펜하우어가 있다.

우리는 <삶의 맹목적 의지>라는 명제 때문에

우울하고 시들한 삶의 전부를 구원했던 지난날이 있었다.

치열했던 지난날의 삶은 오르테가 가세이로부터 출발해

삶 철학에 심취해서 몸에 체득하기까지의 삶이었다.

그리고 깊은 허무로부터 반전한 내 삶은 깊은 애증의 뿌리를 가졌다.

 

그녀의 시도 그렇다.

허무하고 소외된 순간에 더욱 깊은 삶의 충동을 느끼듯이 시 쓰는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시에의 천착이 어쩌면 요즈음 그녀를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그녀의 시는 수평적 진화에 있었다.

억눌려 있던 모든 것의 수직적 억압을 거부하고

싶은 깊은 의식과 조금은 색을 갖고자 하는 고뇌가 숨겨져 있다.

 

그건 시집을 평생 가지며 때때로 특히 찬바람이 드는 지금의 계절에

그녀의 시속으로 사색에 들기에 좋겠다.

그녀도 쌓였던 불평등한 사계의 다양한 체계를 낳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 하지 못한 사유를 은유나 직설의 교합을 이루고 있다.

 

어딘지 어느 한켠에 고독의 성역을 갖고 지키겠다는

강한 집념내지 잃지 않으려는 고집 갖기도 하다.

그러함이 시를 잊지 않은 연유일까! 밝음으로 향하는 강한 삶의 정체를 보았다.

하지만, 늘 불평등함에 대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는 것이 그녀는 시에서도 여과 없다.

그녀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부딪혀야 했다는 것이다.

속이고 싶지 않는 자신과의 사투였는지도 싶다.

소외는 그녀에게 더 나은 세계에의 갈망을 갖게 했는지 모른다.

 

이러한 삶에 대한 자세는 수직적 세계로부터의 탈출을 과감하게 대처했다.

그건 기득권에 대한 모든 일탈을 꿈꾸어보는 작은 바람이었을까.

 

시를 쓰는 일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바라본 세계를

내 의식에 편입하는 기록의 과정이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고 여린 것들의 평화와 힘들고

어려운 이들의 자유로운 독립을 지향하고자 했습니다.”

 

그녀의 시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수평적 진화로의 삶을 응원하며

자신의 삶 또한 그런 태도로 수평적 진화를 위한 노력이 시에서 엿보인다.

그녀는 자신 스스로의 발전이 나이를 잊고 시간을 이동하며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낡은 생각을 지양하고 보다 새로워지기를 원하여 강구하고 있다.

 

끊임없는 승부수를 자신에게 던지며 시상을 살아갈 것 같은

그녀에게 철저한 고독의 승산이 있기를 동행자의 마음을 가져 본다.

그러한 현실과 시로 생각한 사유들이 독자의 시에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나타나기를 응원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봄길, 영화처럼>에서 슬프지 않는 젊은 날을 만난다. 그녀의 대표 시와 함께 한다.

 

 

봄길, 영화처럼

 

모아놓은 꽃들 사이로 봄이 넘나들어요

느리게 가는 꽃길 걷기, 생각 속에서 읽은 책장들이

튀어져 나오고 도시는 길을 내며 망설여요

 

 

봄 햇살에 조울던 고요가 바람의 결 따라 살랑거리고

혼자 걸어요

 

 

사이사이 늘어진 하루가 화면에 잡히고 하루는

무료한 시간을 엮어서

소외된 여정을 훔쳐요

 

 

시간 되감기

생각 공중에 띄우기

초록을 화면에 채우기

 

 

셔터를 누르자 만개한 꽃들이 풍경 속으로

달아나고

풍경의 끝자락에 실려 빙긋 웃어요

 

 

디스커버리*

경주**

당신은 시간 이동에 잠시 서 있어요.

흩어지던 생각들이 허공을 맴돌아요

 

* **영화 제목




1 Comments
jeffreybear 2021.09.13 02:21  
Gre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