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박종태 시인편 2

사람과 책

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박종태 시인편 2

소하 0 261

892075f4ee95724f962d9ed5a467be15_1629933877_69.png


처서비處暑雨


                       박종태


가을이 귀뚜라미 등짝에 업혀오면

모기의 주둥아리 삐뚤어 질려는지

책내어 말릴 가을 빛 비바람이 감췄네


조상님 기다리는 벌초도 가야하고

가을빛 벼이삭을 조심히 익히는데

우라질 가을 장마야 큰 애기들 어쩔래


◐작가노트◑

몇일동안 가을비가 참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처서에 내리는 비는 농작물의 수확을 감소시켜

옛말엔 '처서에 내리는 비는

독안에 들 쌀이 줄어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합니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나락이 입을 벌려 꽃을 올리고 익어가야 하건만,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이지요. 


또,전북 부안에서는

‘처서날 비가 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라고 한답니다.

예부터 부안은 대추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맺히기 시작하는 처서를 전후하여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 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