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수 작가의 웃음 자판기 -연재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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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6 08:17
“컹컹이 와 있었구나?"
해 질 녁이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햇빛 탓에 작은 눈을 가늘게 뜬 두두가 컹컹이를 보며 반가워했어요.
그런데 컹컹이는 두루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두두의 발밑에 웬 낯선 물건이 삐죽 불거져 나와 있었던 거예요.
컹컹이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건을 바라보자 두두가 씩 웃었어요.
"아, 이거? 내가 어제 집을 손보려고 땅속을 깊이 파 들어가는데,
뭔가 발에 걸려서 봤더니 이게 나오지 뭐야. 아이, 피곤하다."
두두가 하품을 늘어지게 했어요.
근데 이걸 어디에 쓰려고?"
“처음엔 그냥 놔둘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내게 꼭 필요할 것 같더라고.
그동안 내가 땅 위에서 너희와 놀 시간이 별로 없었잖아.
근데 안이 텅 빈 이것을 보니까 내가 안에 들어가 있으면 너희와 실컷 얘기하며 놀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너희에게 한 번 보여 주려고 가져와 본 거야.”
두두가 말을 마치더니 허리를 구부러 삐죽 나온 물건의 모서리를 잡고 힘껏 끌어 올렸어요.
킹킹이가 도와주자 두두 말대로 곧 아랫부분이 갸름하고 안이 깊숙이 들어간 항아리 같은 물건이 보였지요.
"아유. 무거워서 혼났네."
두두기 물건 앞에 털씩 주저않고는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닦았어요.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