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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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8

소하 0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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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기 시인​


새벽을 만나다 

          ​ 김두기

 

나의 새벽은 별과 달이 길 안내한다

골목길에 뭉쳐 있는 고요들은 멍멍이 짖는 소리에 몰려 일어난다

가로등은 밤사이 피곤했는지 충혈 된 눈빛 뿌려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소리와 빛들을 들고 현장에 선다

 

나는 그들을 싣고 가는 짐차일지도 모른다

나의 침 칸에는 내가 지닐 수 있는 자잘한 욕심과 행복이 늘 동행했다

 

한 무더기 새벽을 쓸어내고

한 무더기 버려짐을 담아내고

한 마리의 로드킬을 배웅하고

 

작별의 인사는 서로에게 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시간은 말을 해주었다

 

오늘도 하루의 무게가 쓸어낸 만큼 가벼워졌다

한 무더기 버려진 만큼 무거워졌다

한 마리의 로드킬을 보내고 쓸쓸해졌다

 

새벽은 자세히 설명 안 해도

자세하게 기록된 현장 보고서 같은 것

 

어제의 내가 그 자리에서

오늘의 내 모습을 쓸어 담고 있었다.

 

김두기 프로필

부산 남구청 환경 미화원. 현대 시문학 등단

수상 '오늘의 문학, 인터넷 문학상. 사람과 환경 작가상

제1회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 수상작 「환경미화원의 새벽」

김해일보 영상시 신춘문예 최우수상 - 수상작 「폐가2」

시집 「시인이 된 청소부」「가을날의 희곡

「새벽에 껍질을 위로한다.」「열고 보니 허공」「몽 이후」

 

시 감상평 / 시인 박선해

시 한 편을 지어놓고 나의 내면에서 숨 쉬고 있는 나의 속마음과 대화를 합니다.“

때론 메모 같고 일기 같은 나의 말들이 시라는 향기에 젖어 봄도 되고

겨울도 되고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것에 혼자만의 독백으로 길을 갑니다.“

이제 직업에서 닮은 시 한 편을 세상 밖으로 외출 시킨다.

 생활하는 환경 속에서 생활시를 찿아 내려는 시의 바탕에는

물음표와 마침표를 향한 간절한 기도가 있다.

시라는 것에 시인의 모습을 비추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길 바라는

시속에 시인은 오늘도 양손에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들려 하루의 맑음을

쓸어 가면서 시에게 말을 걸면서 시 한편을 써서 보낸다.

쓸어 담은 쓰레기의 무게만큼 무거운 하루를 비우는

가벼운 마음을 다지게 하는 시를 자화상처럼 주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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