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민남숙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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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민남숙 시인편

소하 0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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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여정


                     은하 민남숙


평온이 깃든 새벽녘


신곡의 서막이

열리는 지옥편이 곁에서 멀어진것일까


굵고 짙은 낙숫물 소리


바람은 연옥에서 머무는 듯


도리질 치는

수숫대 알곡 머리 둥치에

가냘픈 코스모스 꽃길 따라 내를 이룬다


건너다보이는

할머니 밭두렁에는

세숫대야만 한

늙은 호박이 간신히 매달려

고스란히 가을 장맛비를 맞고 있다


밀당의 고수


금세 잦아 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바람소리

천국에 있겠지


Note:2021, 08. 23



♨작가 노트♨

사람이 죽어서 사후의 세계가 있다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 

단테의 지옥과 연옥, 천국 삼국이 있지 않을까.

인생을 삼국으로 가정 했을 때 예기치 못한 삶의 과정들이

태풍 눈의 진행 방향에 따라 바람 호우 등을 동반하게 되는데

태풍 여정이 인생을 닮은 지옥은  내적 외적 고통이요.

연옥은 평정을 잃지 말라는 권고의 중심 축이요.

천국은 인간의 내적 외적 비움의 완성이요.

평온의 안식이 아닐까 한다.

2021.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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