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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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6

소하 0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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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간, 호감 -다 사랑이다 / 차용국


자화상


    차용국


마음의 빗장을

너무 오래 닫아 두어서

넘치는 기쁨 그대로 담지 못하는

비대칭 이지러진 얼굴이

낯설어 달아 납니다


마음의 빗장을

너무 오래 걸어 두어서

적시는 슬픔 그대로 말하지 못하는

앙다문 굳은 얼굴이

깜짝 놀라 돌아 섭니다


바람에 스쳐 간 세월 앞에서

기쁨도 슬픔도 잊어버린

시린 삶의 흔적이 깊은 주름에 매달려

갈라진 거울 틈새를 비집고 나온

낯설고 창백한 얼굴


그리운 얼굴 너는 어딨니?


♤차용국 프로필♤

저서 시조집 사랑만은 제자리

저서 시집     삶은 다 경이롭다

                  삶의 빛을 찾아

최신간, 호감 -다 사랑이다. 공동 시집-첫숨

강원 경제신문 누리달 시부문 대상. 김해일보 남명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대한교육신문 대한교육문학상. 문학신문 신춘문예문학상

새한일보 문학공모대전 우수상. 신정문학 신인문학상 총심사위원

남명오솔길시화전(산해정인성문화진흥회) 기개상 수상등 외 다수


♧시 감상평 /시인 박선해♧

숨막히는 어떤 하루가 있나 하면 막힐 듯한데 순조로울 때도 있다.

마음의 빗장!

수월할 수도 아주 어려울 수도 있는 산문적인 일들이 희박하기도 하다.

궁극적인 건 실존의 흔적이 어느 날 '낯설고 창백한 얼굴'이다.

전망조차 힘든 자화상의 절망에서 걷어내는 인생을 끓인다.

나날들은 다시 '기쁨도 슬픔도 잊어버린' 제목없는 삶인가!

하지만 '그리운 얼굴 너는 어딨니?'라고 샘을 찾아 향기를 아는 표현이 좋다.

우리는 모두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연약하고도 아련함들이 있다.

미사여구나 갖가지 단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읽음이 평온하다.

순진한 얼굴들이 와락 불어 올듯 하다.

외려 창문을 활짝 열듯 온화한 서정이 물씬하다.

자화상을 여는 빗장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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