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고성현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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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 고성현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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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따뜻한 삶의 노래 - 고성현 시집 <찰나(刹那)>의 서정 차용국 시인ㆍ문학평론가


1. 삶에 대한 긍정의 욕망 고성현 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시집 <찰나(刹那)>를 출 간했습니다.

<찰나>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온 시집의 원고를 열어보니,

수록된 시 전부가 ‘찰나’라는 제목 하나에 번호를 붙인 연작시입니다.

찰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일이나사물 현상이일어나는바로그 순간’을 말하는 매우짧은시간입 다.

시인은 세상과 사람의 일이 다 찰나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찰나에 떠오른 생각들을 가볍게 적어본 글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의 찰나의 시선에 포착된 삶의 그림은, 실은 치열한 성찰의 되새김처럼 보입니다.

  시를 포함한 문학의 궁극적인 화두는 사람의 삶이라고 할 것입니다.

문학 작품에는 온갖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몸짓이 녹아있어서,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성현 시인이 찰 나의 순간에 포착하고 성찰한 삶의 가치와 지향은 무엇일까?

보통 시집의 첫머리를 살펴보면, ‘시인의 말’ 또는 ‘서시’를 볼 수 있는데,

 이 글에서 시인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엿볼 수 120 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처음 그대로의 마음으로 햇살처럼 따스하게 남을 대하고 태양처럼 뜨거운 정열로 살아가자.

사는 동안엔 힘겨워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항상 소처럼 우직하게 일하면서 언제나 아이처럼 해맑게 바라보자.

죽는 날까지 배우고 익힘을 중단하지 않고 끊임없는 고뇌 속에서 성찰하며 한 점 의혹도 없이 세상에 임하자.

이왕에 사는 내 삶이니 온 정성을 기울여 시근종신하고 세상 사랑으로 온 삶을 가득 채워 훗날 죽은 뒤에도 이름만은 남기자

- <서시> 전문 고성현 시인은 <서시> 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삶을 진솔하 게 진술합니다.

그는 ‘햇살처럼 따스하게 남을 대하고/태양처 럼 뜨거운 정열로 살아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그의 언 술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열변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독백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는 ‘힘겨워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항상 소처럼 우직하게 일하면서/언제나 아이처럼 해맑게 바 라보자’고 합니다.

그의 언술은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넛지 121 (nudge)의 방식입니다. 그는 ‘세상 사랑으로 온 삶을 가득 채 워’ 살고 싶어 합니다.

 

그가 바라보는 삶의 공간은 긍정의 나 라이며, 그가 전하는 삶의 서정은 따뜻합니다.

참는다는 건 쉽게 보여주지 않는 거다 기뻐도 웃음을 보이지 않고 슬퍼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묵묵히 제 마음을 지키다가 아무도 몰래 가슴만 뜨거워지는 거다 견딘다는 건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 거다.

불편해도 자리를 바꾸지 않고 불리해도 자리를 피하지 않고 당당히 제 삶을 받아들이다가

아무도 몰래 눈물을 삼켜버리는 거다 인왕산 큰 바위 위 소나무처럼 구십삼 년을 사신 울 엄니처럼

비바람 가볍게 다 흘려보내고 참고 견뎌야 아름다운 법이다.

- <찰나 5> 전문 고성현 시인은 삶의 공간에서 ‘참는다는’ 것과 ‘견딘다는’ 것은 ‘쉽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며,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추구하는 삶은 호들갑스럽게 들떠 있지도 않고, 자기 연민에 빠져있지도 않아 보입니다.


그는 ‘인왕산 큰 바위 위 소나무처럼/구십삼 년을 사신 울 엄니처럼 122 /비바람 가볍게 다 흘려보내고/참고 견뎌야 살아남는 법이’라 고 노래합니다.

그의 삶에 대한 성찰과 태도에는 깊고 단단하 게 다져진 공손함과 온건함이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공손함이나 온건함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은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욕망’ 이라고 합니다.

 고성현 시인이 추구하는 삶은 긍정의 욕망이 라 하겠습니다.

2. 쉽고 친밀한 시어의 힘 고성현 시인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쉽고 친밀한 일상의 언어 로 시를 지었습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시심을 갖고 있어서 시는 누구나 읽고 지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을 표현한 글 중에서 운문의 형식을 갖춘 것이면 모두 시가 될 수 있을 것입 니다.

생각은 느낌과 믿음으로 감성과 이성에 의해 형성된 서 정과 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누구나 서 정과 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시는 누구나 읽고 지을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럼에도 시가 독자에게서 멀어지는 것에는 여러 가 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의 독창성과 새로움, 즉 소위 ‘낯설게 하기’를 언어를 통해 충족하려는 과욕의 영향도 한몫을 할 듯 합니다.

사실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의 형식주의자 시클롭스커가 1910년대에 주창한 비평이론입니다.

문학은 언어 예술이므로 삶의 경험을 새로운 감각으로 낯설게 표현하는 일이라는 것 123 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학은 일상적이고 습관 적인 언어를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상투적인 언어의 사용을 극복하고, 새로운 표현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이 문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 니다.


문학이 체험과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가치를 창조 한다는 점과

그것은 결국 언어란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는 점 에서 시의 언어는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낯설게 하기'를 통한 독창성과 새로움을 지나치게 언어의 변용에서 찾으려고 하면

내용과 형식이 뒤바뀐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 독자를 시에서 밀어내기도 하는데,

고성현 시인의 시 에서는 그러한 의도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의 시가 독자 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난해한 시어보다는 현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늘 구사하는 쉽고 친숙한 언어로 시를 짓기 때문일 듯합니다.

스쳐 지나치는 모든 자리를 아름다운 몸짓으로 채우고 스쳐 지나치는 모든 사람을 아름다운 눈길로 마주하고

따뜻한 한마디로 위로하라 그 영혼 끝내 축복되리라 스쳐 떠오르는 지난 세월을 차곡차곡 가슴에 담아두고

스쳐 떠오르는 지나갈 길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새기고 겸허한 마음으로 다짐하라.

그 삶은 자유를 누리리라 124 스쳐 사라지는 온갖 느낌을 슬쩍슬쩍 차분히 뒤적이고

스쳐 사라지는 온갖 인연을 간절한 소망으로 빌어주고 뜨거운 감동으로 감사하라 그 생명 세상을 빛내리라.

- <찰나 7> 전문 고성현 시인은 시어의 변주보다는 삶의 진솔함을 이야기 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의 시적 언술은 독백적 진술입니다.


그는 ‘스쳐 지나치는 모든 자리를/아름다 운 몸짓으로 채우고/스쳐 지나치는 모든 사람을/

아름다운 눈 길로 마주하고/따뜻한 한마디로 위로하라’고 말합니다. 얼핏 보면 자기주장이나 권유의 언술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근 원적인 서정은 체험과 성찰에서 우러나온 정수를 앞에 두고 다짐을 고백하는 진술로 느껴집니다.

그의 찰나의 시는 ‘스쳐 떠오르는 지난 세월을/차곡차곡 가슴에 담아두고/스쳐 떠오 르는 지나갈 길을/하나하나 머릿속에 새기고

/겸허한 마음으 로 다짐하’면서 오랜 숙성을 거친 성찰의 시라고 하겠습니다.

시적 진술은 대략 독백적․ 권유적․ 해석적 진술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독백적 진술은 스스로가 시적 대상이 되어 반성 하고 기원하는 형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독백적 진술에서 주의할 것은 그것이 자기 넋두리 형태로 빠지지 않도록 자기 감정을 자제하는 일일 듯합니다.

 자기감정이 과잉 표출된 시 는 거부감부터 느끼기 때문입니다.

남의 감정의 찌꺼기나 다 름없는 넋두리를 인내하며 듣고 읽고 싶은 독자는 없을 듯합 125 니다.

시는 시의 양식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는 문학의 한 장르 이지 자기감정의 배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구분은 어렵 지 않을 듯합니다.

자각과 반성을 통한 새로운 깨달음의 고백 으로 이어지는 표현이 있으면 독백적 진술이고, 그것이 없으 면 감정의 넋두리일 뿐입니다.

 

결국 감정과 언어의 절제가 요 체일 것입니다. 엘리어트의 말을 빌리면 ‘시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도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성현 시인은 이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는 삶을 성찰하고 그 깨달음의 가치를 담담하게 고백하듯 노래합니다.

그의 시가 전하는 사려 깊고 겸허한 울림은 그렇게 익어온 것입니다.

사랑이 떠난다고 울지 마라 이별 없는 만남이 어디 있더냐 만남과 헤어짐이 삶의 법이니 함께할 때

후회 없이 사랑하라 꽃이 진다고 안타까워 마라 떨어지지 않고 피는 꽃이 있더냐 꽃이 져야 열매를 얻는 법이니 꽃이 피었을 때

마음껏 즐겨라 별이 사라진다고 아쉬워 마라 아침까지 반짝이는 별이 있더냐.

잠시 쉬어야 다시 빛나는 법이니 마음 안에 별 하나쯤 간직하라 몸이 늙어간다고 서러워 마라.

청춘의 날만 누리는 삶이 있더냐 생로병사는 삶의 축복인 법이니 나이 따라 익어가며 실컷 누려라.

- <찰나 19> 전문 126 3. 사회 참여, 시적 소망의 드러냄 시를 포함한 모든 문학은 그 시대의 사회 상황에 대한 갈등 과 고뇌를 반영합니다.

시인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 상황을 외면하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인이 자연의 풍경에 매료되어 있어도 현실의 세상과 완전히 격리 되어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시인이 무릉도원과 같 은 이상향을 그리는 시를 지을 수 있는 것도 현실에 발 붙여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릉도원에 사는 시인은 결코 그 곳을 그리는 시를 지을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시인은 시인이면서 생활인이기도 합니다.

시인과 생활인 두 개의 삶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노래하는 풍경이 언어 라는 매체를 통해서 조화롭게 다듬어진 글이 시라 하겠습니다.

고성현 시인은 생활인으로써 찰나의 시선으로 현실의 사 회 상황을 탐색합니다.

집이 없다 사람 살 집이 없다 땅 위에 집이 사라졌다 땅 넓은 줄 모르고 천정부지(天井不知)로 하늘 높이 솟구쳐 숨었다 사람을 품어줄 집이고

사람이 살아야 집인데 두려움이 된지 오래다 집이 집다워야 사람 세상이고 집이 편안해야 사람 행복인데 절망의 한숨 소리 요란하다.

- <찰나 31> 전문 127 고성현 시인은 ‘집이 없다/사람 살 집이 없다’고 합니다.


집 은 땅을 밟고 사는 사람의 삶의 터전인데,

‘땅위에 집이 사라 졌다’고 합니다. 더하여 ‘하늘 높이 솟구쳐 숨었다’고까지 합 니다.

그는 땅위에 있어야 할 집이 하늘에 숨었다는 함축된 언 술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집값 상승과 과잉 보유 및 투기 등에 관한 어두운 일면을 꼬집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집이 집다워 야 사람세상이고/집이 편안해야 사람행복인데/절망의 행렬만 즐비하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그는 사회 현실 문제에 천착하는 시를 지으면서도 과잉 감 정이나 주장에 빠지지 않고, 시 본연의 은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히 시를 은유와 암시의 문학이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시적 언술에 함축된 의미가 전하는 서정의 울림 때문일 것입 니다.

 더하여 시가 비유와 상징의 수사법을 차용하는 것도 절 제된 감성과 언어로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시 나름의 문 학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시심을 헤아려보면, ‘절망의 한숨만 요란하다’는

 어두운 표현은, 그의 강렬하고 따뜻한 인 간애에 대한 소망과 기대가 농축되어 있는 반어적 언술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은 감 사회를 넘어 완전한 통제 사회로 변했다 옛날에야 새와 쥐들이 눈귀로 낮과 밤을 엿들었는데

요즘에는 128 CCTV와 블랙박스가 밤낮없이 다 지켜보더라 과학발전으로 누리는 문명 혜택이야 기쁜 일이지만

편리하게 더 잘살자는 일이 사람을 감시하고 가두었으니 참으로 묘하고 기괴한 일이다 새와 쥐들이 바쁘지 않고

CCTV와 블랙박스 볼일 없는 누구나 자유롭게 누비고 모두가 평화롭게 누리는 사람 살만한 그런 세상은 없을까.

- <찰나 53> 전문 고성현 시인이 지향하는 사회는 ‘누구나 자유롭게 누비고/ 모두가 평화롭게 누리는’ 세상입니다.

그는 이런 세상을 ‘사 람 살만한 그런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의 시가 문명과 사회,

그리고 삶의 가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망하고 있는 지를 함축하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연하면, 그의 시를 통 한 사회 참여는 요란한 구호가 아니라 시적 소망의 드러냄이 라 하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인 것처럼 시인의 사회 참여는 자연 스러운 것입니다.


다만, 시의 사회 참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것은, 시를 현실적 당위성이나 계급성과 연결시켜

 이념의 가 치를 부각시키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는 근본적으로 언어 예술이지 도덕적 당위성이나 정치경제적 이 념의 담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선하고 정의로움 129 으로 가득한 시라 하더라도 그러한 전략적 목적으로 쓴 시는 엄밀한 의미에서 예술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시는 어디까지 나 미적 충격을 통한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독자와 공유하 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원칙에서 고성현 시인의 사회 참여시를 살펴보면,

다양한 사회 현상을 소재와 주제로 흡수 하면서도 시 본연의 미적 가치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언어를 통해서 형상화하는 참여 시는 우리의 구체적인 실존의 삶과 소망으로 결속되어 큰 울 림으로 전해집니다.

4. 숙성된 찰나의 깊은 성찰 우리가 믿고 주장하는 사실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 니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눈의 각도와 생각에 따라 굴절 된 모습으로 재현됩니다. 내 관점이란 내가 있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세계관일 뿐입니다.

 특히 인류 문명이 가속 페달을 밟 고 있는 오늘의 시대는 어느 것 하나 단독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복잡계의 세상이어서,

내가 아는 것만이 절대의 진실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통섭적인 접근과 성찰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더하여 그것을 언어로 그려내는 일은 적잖은 숙 성의 기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언어는 문화를 유전하는 것이어서 각자의 삶과, 생각 과 지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를 매체로 발전한 시를 짓는 일은 나름의 틀과 관행을 습득하는 130 과정과 지난한 성찰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성현 시 인은 언제 어디서나 삶과 사물을 탐색하고 생각하며 글을 써 왔고, 그것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에게 글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그렇게 지어서 곳간이 꽉 찰 정도 로 쌓아두었던 글이 궁금합니다.

글을 쓴다는 건 삶의 희망을 붙잡고 마음을 정리한다는 거 그리하여 살길을 열리고 살아갈 까닭을 깨우치는 거 글을 쓴다는 건

치유의 숲속에 들어 고뇌를 씻어낸다는 거 그리하면 지혜를 키우고 지혜로운 삶을 드러내는 거 글을 쓴다는 건 제 주변을 돌아보고

세상을 살펴본다는 거 그리하여 인생을 관조하고 인간의 가치를 세워가는 거 - <찰나 77> 전문 고성현 시인이 ‘글을 쓴다는 건/

삶의 희망을 붙잡고/마음을 정리’ 하는 것이며, ‘치유의 숲속에 들어/고뇌를 씻어’ 내는 것 이고,

 ‘제 주변을 돌아보고/세상을 살펴’ 보는 것이라고 고백 131 합니다. 이렇게 멈추지 않고 글을 쓰면서 ‘살아갈 까닭을 깨우 치’고,

‘지혜로운 삶을 드러내’며, ‘인간의 가치를 세워가는’ 것입니다.


결국 그가 글을 쓰는 것은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 가는 수양의 방식이며 실천이라 하겠습니다.

그의 시 짓기는 구도자와 치열한 몸짓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의 <찰 나>의 시는 순간 단순하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파편이 아니 라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며

숙성시킨 성찰의 산물이라 하겠습 니다. 인생의 정답은 속도일까.

속도가 행복의 비결일까 빨라야 살고 빨라야 살아남는 이상한 세상 모든 게 빠르고

모든 이가 빨리빨리만 외친다 혼자 빨리 가면 남보다 먼저 볼 수는 있어도 온전히 보고 배우기는 어렵고

먼저 끝낸 후 홀로 심심할 터 조금 느려도 살고 아주 느려도 살아갈 테니 가끔 가끔씩 천천히 느리게 혼자서라도

느릿느릿 가보자 느리게 살아가면 더 많이 더 깊게 살필 테고 몸도 마음도 밝고 편할 테니

두루두루 구석구석 누려볼 터 132 아무리 빨라도 한번뿐이고 아무리 느려도 한번뿐이니

자세히 보아야 말이라도 하고 살살 지어야 제대로 필 테니까.

- <찰나 105> 전문 고성현 시인은 ‘모든 이가 빨리빨리만 외’치는 세상이지만,

‘느리게 살아가면’서 ‘더 많이 더 깊게 살’피며 살자고 합니다. 그래야 자세히 볼 수 있고,

‘자세히 보아야 말이라도 하고/살 살 지어야 제대로 필’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인생관과 삶의 태 도를 진지하게 보여주는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혼자서 라도 느릿느릿 가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그는 그 길 에서 세상을 살펴보고, 삶을 들여다보고, 시를 짓는 것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섬광처럼 떠오르는 것처럼, 벅찬 시적 영감도 찰나의 번쩍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순간 심안의 통찰력으로 환하게 빛나는 넓고 깊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딱히 명확한 설명은 할 수는 없으나, 그 경 험은 강렬하고 독특한 것이어서 은밀한 밀교의 비밀의 문을 엿보는 것과

같이 흥미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의 경험이 하늘에서 홍시가 뚝 떨어지듯이 주어질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러한 행운은 그러한 기대감과 기다림의 기회를 찾 아 멈춤 없이 실행 정진하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 물일 것입니다.

고성현 시인의 시집 <찰나> 는 그의 오랜 성 찰과 기다림에 대한 특별한 선물입니다.

또한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가 그의 멋진 선 물을 펼쳐볼 차례입니다.




1 Comments
인향 2022.01.12 10:26  
회사에서 힘들때마다.... 공감으로 마음의 위로가 되네요.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