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동행 포랜컬쳐 이 달의 詩 * 꽃 - 김경정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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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09:27
꽃
김경정
해마다 철 따라 꽃은 피어난다
결국 질 줄 알면서
그렇게 사람도 태어났다
더디고 고된 사람 되는 과정에도
우리 역시 한 시절을 살다가는
어리석고 가엾은 꽃
자신이 얼 마나 향기롭고
고귀한 존재인지 알지도 못하고
지고 마는 안쓰러운 꽃
당신에게 나의 향기가
장미의 가시처럼 기억되진 않았을 지
금방 시들어 버리는 인색한 감정으로
울고 때 쓰진 않 았을지
이제야 걱정이 된다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옆에 두고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홀로 외로워야 하는 운명을
달팽이처럼 이고 지는 사람들
저마다의 향기를 더해
더욱 풍부하고
매력적인 향수가 된 것처럼
우리의 삶도 잘 어울리며 살다가
훌훌 털어버리고 자유롭게 살다가
때가 되면
홀로 돌아가야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기를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오늘 피는 꽃이 제일 아름답다
*김경정 시집 <그대에게 차 한 잔 따릅니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