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간 * 김재곤의 연서 3 - 마음 정미소 * 김재곤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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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간 * 김재곤의 연서 3 - 마음 정미소 * 김재곤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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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바람 앞에서도 아침을 깨우는 적멸의 하모니를 찾아나서는 

                    김재곤 시인의 詩산책, 삶의 연구가 되다


모든 삶의 현상을 관조적으로 사유하며 마음이 혼비백산 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 발 거리를 두고 성찰의 시간으로 해결의 실마리와 매듭을 찾아 가려고 부단히 애쓰는 김재곤 시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그와 같음을 확신할 수 있는 본문의 시로 들어 가보겠습니다.

넘어진 고백이 시는 불교적 서정성이 스민 현대시입니다. 상징성이 짙으며 집착과 깨달음 사이의 긴장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음은 정조라고 하겠습니다. 시작에서 패배나 한계의 인정, 즉 존재적 넘어짐과 그 안에서의 고백(자기 인식)을 암묵적으로 표현합니다. “아무리 쫓아가도 그놈의 흔적이 없다는 문장은 갈망과 부재의 정서를 곧장 제시합니다. ‘그놈은 집착의 대상이자 깨달음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시적 자아는 그것을 쫓지만,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공()의 세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그 특유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김재곤 시인의 사유와 철학적 전환점으로 부여 주는 불교적 색채로 항하수”, “무욕”, “설산”, “영취산”, “응무소주 이생기심같은 구절은 금강경의 핵심 구절들을 차용하며, 무아와 집착의 해탈을 암시함도 김재곤 시인의 평상의 마음과 태도이기도 합니다. “뒤처진 무욕만이 설산을 가로질러 영취산 아래 머무르면이라는 대목은 욕망이 사라진 자리, 즉 깨달음의 경지를 향한 여정을 그리지만, 끝내 그 마음이 보이더냐고라는 의문으로 끝납니다. 이는 완전한 깨달음의 부재, 혹은 근본적 회의의 잔향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평상시의 무욕적 삶을 지향하던 반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보여 집니다. 언어적으로 밀도가 높으며, 이미지는 선적(禪的)이며, 상징의 층위가 높습니다. 그의 철학과 이미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은 시에서 정서적 긴장감이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노란 얼굴의 시는 태풍을 앞둔 인간의 미약한 존재감과 자연의 압도적인 힘을 대조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헐렁한 몸빼 바지찌그러진 나무 슬리퍼는 인간의 초라한 일상을 상징하고, 그 속에서 차렷 자세는 태풍 앞에서 버텨보려는 의지나 체념을 암시합니다. 마지막 구절의 물음은 자연이 인간의 의식을 비웃듯, 인간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조적 울림을 남깁니다. 김재곤 시인은 평상에서도 겸손을 앞세우기도 하지만,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담담히 보여주는 내면의 풍경을 쌓으며 일상을 살아간다고 느껴집니다.

다시쓰며 주어진 이 시는 시간의 흐름과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보입니다. 시인은 이제 와서 무어라 부를까라는 첫 구절에서 말을 아껴도 서로 통할 수 있는 깊은 이해와 공감을 암시하며, 여기까지 온 삶의 여정과 그에 따른 복잡한 감정들을 내밀하게 드러냅니다. “연화가 춤추고 / 안개꽃이 피고 / 무서리가 저리도록 강변이 시리다같은 자연의 이미지들은 시인의 감정과 연계되어, 밤이 깊어갈수록 마음의 근심과 그리움이 깊어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김재곤 시인의 시가 주는 묘미는 희망과 위로의 가능성을 남겨둠입니다. 어찌 보면 그 자신이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고단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손잡고 미래를 사유하는 인간 속에서 시간의 연대를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은 깊은 내면의 슬픔과 그리움을 자연과 시간의 진행 속에 녹여내면서, 침묵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의 가치를 노래해 왔습니다. 늘 삶의 무게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느껴지는 연민과 애틋함, 그리고 작은 희망의 씨앗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김재곤 시인이기도 합니다.

가면 놀이이 시는 문을 열어 마음을 쥔다는 구절로 시작하여 내면의 문을 여는 행위와 그 뒤에 숨겨진 고통과 무거운 현실을 직면하는 심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절벽 같은 커튼이 암울한 현실을 가리지만, 그 현실에서 도망치지 말고 마주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알 수 없는 침묵, 초현실적인 하루의 무게, 그리고 그 현실을 견디며 최소한의 경계를 열고자 하는 갈망이 드러납니다. “절벽 같은 커튼은 삶의 벽, 혹은 현실의 장벽을 상징하며, 그 커튼 뒤에는 암울한 오늘이라는 무거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하지 말라는 명령형 표현을 통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라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한수건너 저만치 또 밀려온다는 구절은 어려움과 시련이 계속해서 찾아온다는 의미로, 삶의 고난이 끝없이 밀려오는 느낌을 줍니다. “알 수 없는 침묵들누구의 이름으로 대가를 치를까마는은 현실의 불가해함과 대가, 책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최소한의 경계를 열어 이 없는 무수리를 열어젖히고 싶다는 구절에서 경계를 넘고, 자신을 제한하는 것들을 풀어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열망이 시적으로 강렬하게 표현됩니다. 갈등 속에서 문학적으로도 내면의 감정과 현실의 무게를 절제된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점이 돋보이는 김재곤 시인의 시적 발전입니다.

염소의 새벽길한편의 회상록처럼, 순박한 시골 아침 풍경과 어린 시절의 공동체적 삶을 그려내는 한편의 풍경화 같습니다. 동시에 그 속엔 순수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 시대적 변화의 그림자도 교차하고 있으니 김재곤 시인의 일생의 삶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억과 성장은 그의 사색이며 이상과 현실의 서정적 다큐스토리라 할 수 있습니다. ‘꽃길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한 희망의 상징이자, 동시에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은유이기도 합니다.

색깔 논쟁새롭게 시작하는 매일이 있고 삶의 의지는 평생의 노래일 것이며 외부의 판단이나 색깔을 덧씌우지 말라는 강한 자기주장을 담고 있는 시로 보겠습니다. ‘덫 씌우지 마소서라는 구절에서 시작해, 시인은 자신이 겪는 내면의 고통과 깨달음, 그리고 세상과의 거리감을 표현합니다. 여명에 기도하고 이슬에 키스하는 순수한 순간과, 그 안에 깨어나지 못한 미련을 애써 다독이는 모습이 대조적이며 마음의 깊은 흔들림을 전합니다.

또한, “나를 부르지 마소 나를 색칠하지 마소라는 구절은 타인의 편견이나 외부의 강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간절한 그의 인생길의 바람을 표현했다고 보여 집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동시에 세상과 타인으로부터의 자유로운 자기표현을 갈망하는 시인의 섬세한 감성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재생과 깨달음, 그리고 굳이 그 삶을 살 뿐이지 외부로부터 억지의 인정은 원치 않는 그의 진실한 자기 모습이 시 전체에 누누이 흐르고 있습니다. 시어 선택은 그 시인의 내면과 소망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재곤 시인은 세상을 사는 동안 자책처럼 매일 일기시를 쓰고 각박한 하루여도 시로 느스레를 부리기도 하며 욕심 없는 성찰이 수북한 시의 수확을 거두려합니다.

탓 없는 세상살이를 위해 심중의 오만을 접고 온화하고 평화롭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도정하고 단단히 다잡으려 연구하는 자세는 시인으로서의 귀감이 됩니다.

김재곤의 연서(-마음정미소) 3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서평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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