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행 시인의 아침 칼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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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신행 시인의 아침 칼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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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는 인연


               칼럼  허신행


좋은 아침입니다.

새벽에 창문을 열어보니

찬 바람이 불어오고

기온이 뚝 떨어져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니.

이러한 날에 좋은 친구와 만나

따끈한 어묵 국물에 소주 한잔하면서 

험난한 세상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이라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에서 

진정한 친구에 대해 다음같이 말했습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렇습니다.

친구는 믿음과 신의가 있어야 합니다.

친구는 급난지붕(急難之朋)이어야 합니다.

친구는 때로는 준엄한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인생길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 함께 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없을 것입니다.  

대학 시절 나의 스승님이

첫 번째로 주신 말씀이시기에 

언제나 가슴에 새기며 실천하려고 노력한 것이

"근주자적 근묵자흑 (近朱者赤 近墨者黑)

붉은 인주를 가까이하면 붉게 되고 

먹을 가까이하게 되면 검게 물든다."

이란 말씀이셨습니다.

친구를 만나는데

가려서 만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질풍노도(疾風怒濤 강한 바람과 성난 파도)의 시기였기에

나에게 좋은 친구를 만나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것을 경계하고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올바른 인생을 살아가라는 뜻이었음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선한 사람과 사귀면 선해지고

악한 사람과 사귀면 악해진다는 뜻입니다.

우리들은 늘 함께하는 사람의 성품을 

부지 부식 간에 닮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인생을 값지게 살 수도 있고

인생을 헛되이 보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우리와 함께하는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 자신은 또한 어떤 친구인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좋은 향기가 나는 친구를 만나야 합니다.    

어느 날 스승과 제자가 함께 길을 걷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종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 

스승은 제자를 시켜

그 종이를 주워오도록 한 다음에 물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종이냐?”   

이에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남아있는 향기를 보아 알 수가 있습니다.”

제자의 말을 들은 스승은 다시 길을 걷다가 보니   

이번엔 길가에 새끼줄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

이번에도 스승은 제자를 시켜 

새끼줄을 주워서 오도록 했습니다.

전과 같이 물었습니다.

“그건 어떤 새끼줄이냐?”   

제자가 다시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생선을 묶었던 줄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제자에게

“사람도 이처럼 원래 깨끗하였지만 

살면서 만나는 인연에 따라서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가지만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찾아들게 마련이다.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는 것이고   

새끼줄은 생선을 만나서 비린내가 나는 것이다.

사람도 이처럼 자기가 만나는 사람에 따라   

물들어 가는 것이다. "라고 말을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좌우됩니다.

좋은 친구 

좋은 인연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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