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정佳野井수필, 박철한 수필가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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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정佳野井수필, 박철한 수필가편 1

소하 0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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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한 시인

 

해동 용궁사의 기념   -박철한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아침 태양 빛이 베란다 두꺼운 강화유리를 뚫고, 거실 벽을 밤새 덮고 있던 어둠을 거치던 한글날 연휴 아침이었다. 침상에서 뒤척이고 있자, 머리맡 나란히 누워 잠자던 휴대폰의 꿈적거리다 기지개 켜며 하품하듯 전화벨 소리에 덮개를 여니, 휴대폰의 빛이 그동안 친분을 유지하던 친구 CDS의 이름을 밝히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받자, 그 친구가 "오늘 나 일없는데, 용궁사 갔다 오자"하는 말이 스피커에서 튕겨 처 나왔다. 사고 이후 활동능력의 소실로 거의 칩거 생활하는 나에게 인근 명소를 찾는 기회를 주는 좋은 친구이다. 청년기 나는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취업하였다. 더욱이 십여 년의 직장생활 중 선진지 시찰 및 교육목적으로 전국의 명소는 거의 다녀왔다. 그러나 친구는 자신의 희망이었던 국가 세무직공무원 수험준비의 시간관계로 기회가 없었던 친구이다. 따라서 내가 목적지를 설정하면, 내비게이션에 저장하고 그의 길 안내를 받으며, 군말 없이 안전운행으로 목적에 데려다 주는 고마운 친구이다.

 

이렇게 수년의 왕래 하다 보니 어느덧 생활권의 명소는 한 번씩 방문한 듯하다. 어느 날 그 친구가 "다른 곳을 가고 싶다."하였다. 즉각 기장의 해동 용궁 사를 추천하였다. 그런데 수원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다시 부산까지는 편도 400킬로미터 왕복 800킬로미터를 친구 혼자 운행하기에 그리 만만찮은 거리였다. 농담 반, 기대 반의 심리로 추천한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질지 몰랐다. 당일 연휴의 첫날이라서 서해안고속도의 밀림으로 친구가 늦게 도착하였다. 내가 "늦은듯하니 다음에 가자"하였더니, 그 친구가 "미루다 보면 못 갈 수 있다며 계획했으니 다녀오자"하며 1130분경 차를 출발시켰다. 평균 140킬로 속도계가 시간을 가르자, 어느 지역에서는 휴대전화기 액정을 붉게 물듦. 반복되었다. 운전경험 없는 내가 "! 휴대전화기 고장 났다."하였더니, 친구가 "과속 단속 카메라 있다."는 안내라며 껄껄껄 웃었다. 웃으며 금강휴게소에 도착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아내와 딸에게 줄 여성용 목걸이와 귀고리 아들의 허리띠를 사고 출발하였다.

 

코로나의 여파에 따라 유동 인구가 줄어서 그럴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가 한산하였다. 출발 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준비한 담배를 안주 삼아 졸음 예방의 커피를 마시며 열심히 달렸다. 어느덧 현지 기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오후 네 시 반이었다. 주차장에 주차하자, 서산에 걸린 땅거미가 너스레 내림에 쫓기는 듯 젊은이들의 종종걸음이 옆을 스쳤다. 그 매혹에 빠지지 말라는 듯 맞은 편 바다에서 달려온 가을의 찬바람 가슴에 파고든 충격에 귀 우등하여 자세를 바로잡고 걷는다. 이곳 용궁 사는 고려 시대 창건한 불교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절이다. 사찰은 대개 깊은 산중에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음이 일상이다.(충남 서산 간 월남 제외) 이곳은 바다와 마주한 산의 암석 위에 조성한 사찰로 특색 적이다.

 

주차 후 진입하면 좌측 벽을 따라 12간지 띠를 형상한 동물 비석들이 부동자세로서 방문을 환영한다. 각자 자신의 띠 앞에 숙연한 자세로서 기도하였다. 이곳에서 두 갈래 길로 나누는데, 우측의 경사진 돌로 쌓은 108계단의 대나무 숲을 헤치며 나가면 대웅전이 나온다. 반대로 좌측 바다 쪽으로 가게 되면 일주문이 나오는데, 출발 전 인터넷 검색결과 좌측의 일주문에서 일출 장소라는 안내에 따라 우리의 발길을 끌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과 가끔 부는 바닷바람이 강하였다. 따라서 일출의 명소까지 가지 못하여 준비한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넣지 못한 채 대웅전을 향하여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중간 지점에서 뒤돌아보니, 바다 위에 흰 바위 배를 타고 떠있는 듯한 대웅전의 배경을 사진에 담음 만족하며, 발길을 돌린다. 이때 30여 년 전 방문한 기억과 오버랩 되는 뒤엉킴 반기는 듯 넓게 팔을 벌리고 가지 말라고 목청껏 이름 외치며 달려들다 갯바위에 부딪혀 더는 다가오지 못하고 하얗게 부서짐 아름다움이 발목 잡는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대웅전이었다. 이곳에도 금동불이 있다. 그곳에서 기념 촬영을 마치자, 친구가 권하는 대웅전 참배를 거절하니, 친구 홀로 기도를 마치자, 어느덧 땅거미가 발밑까지 내려와 그림자가 되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친구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5~6월 아침에 방문함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보행 장애의 신분으로 관광하면서 정비되지 않은 계단이 뾰쪽하게 날 세운 얼굴과 마주함이 발길 잡았으며, 또한 계단 주변 안전 봉이 훼손된 곳에서 진행은 위험을 인지한 강한 모험이 필요한 여행지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다음 방문에는 노약자 또는 장애인들의 안전 권 목적에 부대시설이 보완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관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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