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조의 경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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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조의 경제 칼럼

소하 0 191

처방전

조기조

내년에 80세인 한 지인은 얼마 전, 하지 뒷날에 지리산 천왕봉을 555회째 올랐는데 나는 1년 전 6월 4일에 그 분의 500회 등산을 정상에서 만나 축하해 드렸다. 매주 2~3회 등산을 하는 그분은 앞으로 700회는 채울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단다. 아마 1,000번은 오르지 않을까 싶다. 굳이 높은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나 정상에 올라보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나는 지리산 정상에는 1년에 한번이나 갈까 말까 하지만 틈틈이 걷기를 좋아한다. 둘레길도 좋고 시장 골목도 좋고 푹신한 잔디밭, 골프장도 좋다. 다만, 딱딱한 길이라면 피하려 한다. 그래서 발바닥에 바람이 들어있는 폭신한 신발을 신으려 한다. 

나는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입맛도 없고 소화도 잘 안 될뿐더러 잠도 깊이 들지 못한다. 깊은 잠을 자고 나야 일이 잘된다. 소화는 손발이 한다는 말 맞다. 소화가 잘되면 속이 편하니 걱정거리도 대부분이 잘 해결된다, 더부룩하거나 찌뿌둥하면 땀이 날 때까지 걸어보시길 권한다. 그러면 저절로 풀린다. 이리 보면 하루 만 보를 걸으라는 말이 명언 중의 명언이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며 유쾌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물으니 4인이 모 대학 동창이라 하더란다. 80세 기념 등산을 왔으며 자주 만나 즐기며 산다는 것. 250명이 졸업을 한 대학 동기 중에 천왕봉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이 네 사람뿐이고, 이미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으며 바깥에서 얼굴을 보는 친구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하더란다. 그런데 이 네 사람은 젊은이 못지않게 팔팔하시다. 모르긴 해도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사람이 국민의 1%가 안 될 것이다. 여러 번 오른 사람은 있어도 함부로 나설 산이 아니다. 가다가 만 사람들을 탓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다리와 심장이 버텨주느냐 하는 것이다. 다리와 심장은,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이지만 쓸수록 발달한다. 등산하며 많은 땀을 흘리면 맑은 물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고 그러면 노폐물이 다 배출된다. 몸과 마음이 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등산만이 해결책인 것은 아니지만 변비나 불면증엔 단방약이다. 어쩌다 하는 등산이라면 한 두 시간만 올라도 좋다. 다만 오를 때 땀을 비 오듯 흘려야 좋으니 숨이 가쁘게 몰아쳐 벅찰 때까지 걸어 보기를 권한다. 손발의 혈관들이 툭툭 불거지고 모세혈관에도 피가 불어날 것이다. 혈액 순환이 잘 되면 어찌 건강해지지 않겠는가? 

불쑥 솟는 느낌이 있어 시의 흉내를 내어 적어 본다.


처방전

지리산 천왕봉. / 만만하게 보이더냐? / 겸손해야 오른다. / 입으로는 못 오른다. / 참고 견뎌야 오른다. / 

돈 많고 잘 나도 / 제 발로 올라야 천하를 발밑에 둔다. / 입으로만 온갖 지적질  말고 네 발로 올라보아라. / 올라보면 안다.

근심 걱정 불안도 / 십 년 묵은 체증도 / 밤이 긴 불면증도 / 아니꼬운 세상도 / 다 고쳐주는 처방전 하나. / 네 발로 올라보아라. / 땀을 흘려 보아라. 

세상에 잘난 사람이 너무 많다. 서로가 네 탓이라 한다. 이 들은 제 눈에 있는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에 있는 티는 잘도 본다. 배운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가진 것도 많다. 그런데 그들이 기부나 봉사는 얼마나 하고 살까? 궁금하다. 산을 오르면서 힘들고 숨 가쁘면 말을 하기 어렵다. 입을 닫으면 조용해서 좋다. 한더위에 너무 시끄럽다. 할 말 있거든 산정에 올라 말하라! 곧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리니.

어떤 사람의 페북에서 공감하여 몇 줄을 옮겨왔다. [살다 보면 말을 참아야  때가 있다오늘은   번을 하고 싶은 말을 참았다이제  드는 생각이 정말 말을 참아야  때였을까 싶은 거다그래도 역시  참았다할머니가 그랬다상대가 아니면 싸우지 말라고아무 소득 없는 일에 시비 붙지도 말라고나는    웃어주었다 사람은 내가 못 하는 것을 하고 있다. 그래, 스승은 곳곳에 있다. /  출처: 현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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