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칼럼, 반영섭 작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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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 칼럼, 반영섭 작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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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섭 칼럼리스트



세상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것은 오직 시간뿐이다.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 영 섭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라진다고 한다. 필자도 공감백배이다.

새해가 밝았다 했는데 벌써 올해의 반이 휙 지나가갔다.

우리는 매일 함께 산다고 해서 모두 같은 시간대를 사는 게 아니다.

편의상, 같은 시간대를 산다고 할 뿐이다.

“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우리는 시간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일치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까요?”

W.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중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 세상에는 사실 수많은 시간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 흩어진 시간을 연결하여 일정한 흐름으로 인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年, 月, 日, 時, 分, 秒로 시간을 나눈 것도 인간이고,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을 구분하는 것도 인간이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설파했듯이, 시간이 인간 앞에서 흐르고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시간을 조직한 결과가 시간의 흐름이다. 그렇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 봐야 무지개가 보이지, 무지개에 접근하면 무지개는 사라지고 없다. 시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관점의 소산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인생이다.

관점을 자유로이 운용할 수 있다면, 특정 관점으로 인해 굳어져 버린 시간의 족쇄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은 나뭇가지에 걸린 채

줄줄 녹아내리는 듯한 시계는 사람이 인식하는 시간 개념을 담고 있다.

사실 우리의 삶에서 더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규정된 시간보다도 이러한 상대적인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간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절대적인 시간은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가 없었던 시대, 고대인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아마도 시간이 흐른다는 표현처럼 그저 흘러가는 날들에 대한 개념 정도로 약간은 무관심하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간을 지킨다거나 시간을 잰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낮과 밤으로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동틀 녘, 한낮, 어두운 밤 정도로 어렴풋이 때를 구분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특히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시간이라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무의미한 개념이었을 것이다.

 사실 시간이란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었으며 환경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그렇다면 옛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는 파종, 추수 등의 활동이다.

이는 천체의 주기, 지구의 공전에 맞게 이뤄져야 하는 활동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천체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보편적 시간이 등장했을 것이다.

또한 이 시간을 말해주는 기준이 되는 역법, 즉 달력의 제작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서 이는 지배자의 특권이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까지만 해도, 시간이라는 것은 지금과 같이

정확히 규정된 대상이라기보다는 음악의 리듬에 가까운 현상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춘추’의 내용을 보면, 지금의 기준으로 볼 때 황당한 현상들이 일어난다.

당시 사람들은 약속을 할 때 지금 우리와 같이 몇월 몇일 몇시에 만나자는 식으로 하지 않았다.

 ‘추수할 때 만나자’, ‘뻐꾸기가 울 때쯤 만나자’와 같이 애매한 단위로 약속을 잡았고,

그렇게 애매한 약속을 하면서도 서로 잘 만날 수 있었다.

즉 그 시대의 시간이라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느슨한 개념으로서 어떠한 활동을 하는가에

더 초점이 맞춰진, 일종의 행동 주기에 가까운 개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글중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글이 있다.

1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1분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간신히 교통사고를 모면한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1초의 시간이 사람의 운명을 판가름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1000분의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딴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1000분의 1초라는 시간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것은 오직 시간뿐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 1년 8,760시간의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그 시간 그 외에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은 다를 것이다.

그만큼 시간은 소중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인 소포클레스는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단 하루면 인간적인 모든 것을 멸망시킬 수 있고 다시 소생시킬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이며, 미래는 알 수 없다.

오늘이야말로 당신에게 주어진 선물이며,

그래서 우리는 현재 즉 지금을 황금보다 가장 고귀한 선물임을 명심하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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