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말희 규방 공예가의 남명문화제 전시작 -가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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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말희 규방 공예가의 남명문화제 전시작 -가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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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말희 규방 공예가



♨작품해설♨

-가을 나들이

울긋불긋 가을 나들이를 연상하면서 작픔에 표현했습니다.





♨작품 참여시♨


엄마의 시간, 비 오다

 

                       김비주

 

또렷해지는 녹색의 나무, 나무가 눈으로 온다

겨울의 훤한 속살 아래 푸르게 제 것을 내미는

고 살뜰함에 머릿속이 환해진다

겨울은 벌거벗어야만 한다고 말한 이들의 편견을

내리치듯 붉은 단풍나무 앙증스럽게

비에 돋아나고 있다, 떨리는 것이다

마음 저편 구석을 휩쓸고 가던 삭망의 기운이

문득 회오리로 돌아

그래 그렇구나 고목에 새싹 난 마음의 정경 아래

놓여 있는 길을 걸어가다 비의 풍경으로 걸어간다

하이얀 면벽 아래 호흡 일체 정지, 쓸쓸한 툇마루에

걸터앉은 어머니의 낮은 호흡이 왔다 갔다 건물들이

빗속에 처연히 앉아 있다 숨 쉬고 있는 거다

가끔은 잊고 간다 밤의 사각지대에는 순장하지 않는

청춘이 들끓고 오랜 길들이기로

시간과 공간 속에

꺼풀을 켜켜이 쌓은 눅진한 생이 누워있다

 

엄마의 시간이다

비 오는 날 다듬이질은 긴소리를 끌고 토닥토닥

생을 두드린다 엄마의 팔은 늘 일정하다

간격의 치밀함!

일정한 것은 편안하다 사랑과 평화 속에 헹구어내던

비린 슬픔, 비 오는 날 거리에는

비린 슬픔이 떠다니고

동동거리는 애매한 생각들이 비에 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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