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무념, 시를 비워내는 환경미화원 금동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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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무념, 시를 비워내는 환경미화원 금동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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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동건 시인


애상 / 금동건

 

사랑도 미움도 모두 다 벗어버리고
머나먼 그 강을 건너가는 우리 형님
사랑님 고운님 서러워 어찌하나

 

다시는 돌아올 수없는 머나먼 소풍 길
서러워라 서러워라 서러워서 어찌하나

 

살아갈 길 천 리 만 리 남았는데
엄마보다 먼저 가는 불효자식
복사꽃 만발하는 봄날이
당신 앞길 등불 되어 밝혀주네요

 

잘가소 잘가시요 돌아올 수 없는 그 길
서러움도 미움도 세월에 묻히겠지요.

 

 
써다만 수첩들이 여기저기 버려진다. 길거리에서 그 수첩의 주인은 금시인이다. 그 주인 잃은 수첩을 주워 모은다.

창작 글을 모으는 글 재산이 목록이 되었다. 한 권의 깨끗하고 예쁜 시집으로 탄생된다. 책상 위에 환히 놓인다.

버릴 것 없는 세상의 쓰레기가 제목을 생산했다. 금시인에게는 비워내는 인생 연습장이었다.
그런 금시인은 칠 남매 중 넷째다. 얼마 전 병환을 못 이겨 내고 먼 여행길을 떠난 형님이 있다.

금시인에게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함께 고생하고 함께 뜨거운 여름날보다 더 진한 땀방울을 흘린 사이이다.

어쩌다 먹고살기 위해 사방팔방 흩어졌다. 그 통에 잠시 형제의 정도 식은 것은 사실이었다.

어느 날 찾아든 형님의 비보에 가슴이 먹먹했다. 숨통이 멎듯 하고 잠시 머리가 식어버린 상태였다.

그 숨통을 틔우고자 문우에게 전화로 잠시 위안을 가졌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지난 희로애락으로 시름을 재웠다.
지독한 현실의 굴레, 그 삶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으니 외려 연명을 위한다. 단단한 마음 다지기로 일기를 썼다.

배움 없던 일기는 잘못 쓰는 건 이유가 아니어서 좋다. 그로 제목이 있는 시가 이어졌다.

시로 삶을 배운다. 시를 써서 생을 반성한다. 쓰면서 생을 유추하며 시를 비워낸다.

인생이 흐르다보니 다 무상무념이다. 또한 단언컨대 금시인의 시세계는 변치 않을 것이다.

그는 변하는 시를 쓰지도 않을 것이다. 남들 같지 않은 남들 같은 인생에 일관되려 한다.

오로지 그 모든 것에는 선택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삶은 별것 없다.

세상의 오물을 치우러 다니는 그를 지질하다고 했다.

피하는 이들이 대부분으로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선택이었기에 최고의 일이다. 뚝심이 현실을 받쳤다. 
어느 날 주고받는 대화에서 명답처럼 하는 금시인의 말이 있다. 
“어찌 보면 인생은 무전여행이다.”
거름 같은 인생일지라도 단하나 버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붕붕 떠는 흥분된 인생은 없다. 다만, 각자의 인생길이 있을 뿐이다.
“마음의 횃불을 지펴라! 꺼지지 않는...” 
“달라지기도 싫다. 변하기도 싫다. 늘 그래왔듯이 그렇다.” 
소담한 이야기의 마지막 미소 끝에 금시인이 하는 말이었다.

금시인을 본다. 세상의 기쁨과 슬픔의 인생길에도 화이팅을...
삶이여 여전하라! 늘 그러하여라!   -작성자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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