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식이형(182), 임상근 시인편 -제작: 시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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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식이형(182), 임상근 시인편 -제작: 시인클럽

https://youtu.be/fQJpo52Mf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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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식이 형(182)


           월성 임상근


하루종일 집안이 들썩 거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담장을 넘어 길바닥에 하얗게 부서지고

덩달아 아궁이 연기도 신이 나 

하늘하늘 꼬리 흔들어 댄다


저녁 상위 마당에 묻어둔 백김치

누렇게 익어 한 사발 올랐다

굵은 배 하나 썰어 얹고 

빨간 실고추 색깔 맞추어 춤춘다

맑간 김칫국물 한 숟가락에 

추억이 배어 나와  눈물이 핑 돈다


오십 년 전 창식이 형하고 

겨울밤 깊은 골에서 야식으로 먹던 고구마

큰 스탠그릇 가득 퍼온 백김치

찝찌름하고 시원한 김칫국물 한 모금

까만 밤하늘에서 그리움 건져 올려본다


창식이 형 

우리 집 마당 백김치 독이 바닥나기 전에

한 번 다녀가세요

동구밖 버드나무 맨발로 서 

목 길게 늘여 뜨려 기다립니다




창식이 형(184)

     

          월성 임상근


넓은 바다 일렁이는 파도 

모두 일어나 해안으로 달려와

갯바위 얼싸안고 하얗게 부서지듯

태평양 깊은 바다 홀연히 떠나

고향으로 회귀하는 연어 마냥

고향 언덕으로 밀려왔다 떠나간 자리

난 고향에 남겨진 이끼 낀 늙은 바위다


밤하늘 정월 초사흘 눈썹달이 애달프다

별 하나 가만히 내려다보고 떠있다

창식이 형 별이란다

수년 전에 홀로 저 별이 되었다고 

창식이 형 동생이 말없이 손가락으로 

나의 눈길 인도한다


아~ 창식이 형 

내가 너무 무심했어요 너무 늦었군요

미안합니다

하늘의 별빛 한 줄기 나를 향해 쏟아진다

반갑다고 환하게 웃으며 형이 달려온다

칼바람 부는 까만 한겨울 밤하늘이 

이리도 따뜻할까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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