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로 살아가는 작은 희망 그리고 하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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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로 살아가는 작은 희망 그리고 하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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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령에 달(月) 지고

전승환 연극연출가 추모 1주기 기획 공연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

2021년 8월 13일(금)~15일(일)

[금]오후 7시 30분 / [토] 오후 3시 6시 / [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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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작 - 이상용

연출 - 박현형

출연 - 권철, 허종오, 임선미

제작프로듀서 - 전지국, 이지숙

조연출 - 정상미

무대감독 조명디자인 - 이하슬

조명크루 - 문석종, 문석주

조명오퍼레이터 - 송지현

무대디자인 및 제작 라쿤 스테이지

기획 - 정영희, 김하라, 조은아, 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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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YS>

연극 <고모령에 달(月) 지고)...

옛날 마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고모령' 이라는 선술집을 드나드는 사람들,

그들에게서 드러나는 위선적 모습을 통해 반대로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본다.

서로 의지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눈물과 웃음으로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공연 관람문-박선해

선술집 고모령,

첫 장면부터 가게 문을 닫았다. 왠지 시작부터 눈물이 살짝 스쳤다. 어떤 삶이 사라지는 것이 떠오른다.

선술집 화등 대신 조등이 켜질까! 다행이다. 마지막 날을 평생 말벗지기 '땡초'와 함께 마무리하는 장면은

한 생의 전부를 가름할 수 있었다. 여장부 소리를 듣는 문 여사와 불뚝 성격을 가진 땡초와 옥신각신하는

장면은 일상의 여느 모습이다. 이내 죽이 척척 맞아 네 술 내 술을 기울일 정도로 막역한 인생의 동행이다.

필자는 남녀가 어우렁더우렁 참 삶을 살다가는 문여사를 연극속에서 사랑함을 남긴다.


술병이 늘어난다. 질곡의 치열했던 삶이 쌓이고 있다. 쌓는다는 것이다.

문여사와 땡초는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사연들이 흘러나온다.

한 많은 마지막 삶을 결국 땡초에게 남긴다.

문 여사는 손님들에게 모든 것을 베풀었다.

그렇지만 자폐장애를 가진 딸 희야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자립의 시간을 만들어 주지 않았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마지막 삶을 바로 앞에 둔 문여사가 말 못하는 벙어리인 희야에게 그림을 가르칠 것을 애원하듯 뱉는다.

가짜 악사 노릇도 해온 땡초가 갑자기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사회의 모습을 읽는다. 그림 공모전의 실태, 그림계의 비리가 분개하고 한심스럽다.


자정으로 가는 밤에 걸려온 원박사의 전화, 여뉘 사람들이 그렇듯 주치의처럼 단골 병원이 있고

문여사는 선술집 주인이라 술과는 끊을 수 없는 인연에 병원도 그렇다.

마지막을 직감케 하는 원박사의 전화로부터 여기저기 관객들이 약간은 눈물을 훔치는 소리도 들린다.


문 여사가 마음을 잡는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을 읽는다. 뭔가 예감한 걸까!

평생 말을 못한 희야가 “엄마!"라고 부른다. 약간은 으슥한 긴장감이 감돈다.

보는 관객에도 가슴 아린 통증을 잠시 느끼게 한다.

문 여사는 감복과 슬픈 운명을 가진 자신에 휩싸여 만감으로 흐느끼고 만다.

따라 눈물을 실컷 흘려 보았다. 벙어리 희야를 보고는 아니 흘릴 수 없다.


연극 '고모령에 달 지고'는 오는 8월 15일 일요일까지 이어진다.

원로 연극인 전승환, 부산 연극의 최전선을 57년간 지켜왔다.

공연예술 전위 무대 대표 고 전승환(1943~2020) 선생의 마지막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는 작품이다.

향년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전승환 연극인은 <고모령에 달 지고>를 맹연 중 별세를 했다.

완성하지 못한 황망한 무대였지만 배우로서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예술인생을 본다.

제작진은 선생의 유작을 완성하였다. 그를 애중지 기리는 후배들의 애틋함이 연극을 무대에 올려서 그렇다.


짧고 단편적인 배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술집인 데다 단 세 명의 배우만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네 자화상 같다.

인물들의 인생사를 각기 펼쳐 보인다. 연기력이 장황하고 탄탄했다. 의지와 이해로 맺어가는 삶이 생생하다.

현실처럼 스며드는 삶의 메시지가 있다. 연극계의 대부 고 전승환 연극인의 유작을 볼수 있었던 영광이다.

이해와 관용으로 살아가자는 인생의 깊은 사유와 그 사유로서 살아 온 통찰을 읽었다.


특히 희야가 "엄마"를 말하는 순간은 소름 돋듯 안도의 숨을 쉬었다.

끝없는 기다림을 가져다주는 그 한마디는 곧 문여사에 고도의 참회의 모습으로 각색되었다.

우리 삶이 드라마이고 리얼한 현장이다.


달 그림을 표상으로 한 점도 꼽을 수 있는 연출이다.

밤을 지나 시간을 달려 온 달의 모든 것은 세월의 이끼이고 삶이다.

달은 채우고 채워가는 삶이다. 만월이 되어 다시 비움으로 가는 우리 생애다.

쓰라림도 달디 단 삶을 살고자 한 희열과 애환을 들여다 본다.

달을 아끼고 사랑하는 희야가 연출한 이미지가 주는 효과는 크다.

달 그림, 희야는 그 후로 그림을 배울까? 지금쯤 어느 유명 화가가 되었을까?

보이지 않는, 볼수 없게 된 엄마에 어벙 어벙한 "어엄마"를 부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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