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조의 생활 칼럼 -정선, 도박도시 아닌 휴양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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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조의 생활 칼럼 -정선, 도박도시 아닌 휴양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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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도박도시 아닌 휴양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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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이래저래 알게 된 정선은 ‘정선아리랑' 때문이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람(八藍) 구암자(九庵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을 모아놓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나달라고 산세불공을 맡구서 타관객지에 외로이 뜬 몸을 부디 괄세 말어라~', ‘앞 남산의 딱따구리는
생구멍도 뚫는데 우리집에 저 멍텅구리는 뚫버진 구멍도 못 뚫나…' 딱따구리와 멍텅구리는 무슨 구멍인지를 파는 모양이다.
어쩌다가 정선 카지노에 와 본 적은 있지만 그것 아니면 언제 와 볼까 싶은 곳이다. 사북탄광의 그 아픈 눈물은 이제 가물가물하다. 막장에서 진폐증에 시달리면서도 먹고살아야 했던 사람들, 배라도 곯지 않고 등 따뜻하게 자야 했었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정선으로 가는 길은 멀다. 그래도 여름엔 시원해서 찾고 겨울엔 눈 속에 파묻혀 지내고 싶은 친환경 무공해의 공간이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손으로 하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인건비가 올라 부담되기도 하고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두렵기도 하다는 업주들의 이야기다. 자연히 로봇이나 자동화 기기가 점점 늘어난다. 인공지능마저도 나날이 똑소리 나는 마당인데 겨울을 난 바이러스는 제철을 맞은 듯 퍼지고 있다. 할 일도 별로 없는 마당에 ‘집콕'하면 무얼 할까? 인터넷으로 하는 도박과 불법게임, ‘영끌'로 하는 주식투자, 잃은 사람은 덕장에 널린 황태 같은데 땄다는 사람은 동해 앞바다에서 고래 찾는 듯하다.

최근에 강원랜드를 찾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정선센터와 강원랜드가 운영하는 중독관리센터(KLACC)를 찾아보고 더 잘 협력하자고 했다. 도박은 중독되기 쉽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돈을 따면 따서 좋고 잃으면 본전 생각이 나서 그만두지 못하게 된다. 하기 좋은 말로 “수만명이 푼돈을 내서 몇 사람에게 일확천금을 주는 좋은(?) 일”이라고 한다.

사실 합법적인 게임장에서는 예방과 홍보를 하고 적절한 통제를 하고 있으니 그다지 염려할 일은 아니다. 강원랜드는 “출입일수 연 10일 이하, 지출액 월 가구소득 10% 이하, 하루 4시간 이하로 즐기자”는 기준을 정해놓고 중독이 심한 사람은 상담하고 치유까지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하는 불법도박과 ‘몰빵' 하는 주식투자 등이 문제다.

바이러스 때문에 정선카지노가 입장객을 줄이니 정선에 와서 대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입장을 못 하는 이들에게 임시로 만든 불법 게임장이 들어선 모양이다. 숙박업소에 PC를 연결해 ‘바카라' 같은 불법게임이 성행한단다.

수요와 공급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고 시장과 거래가 일어나게 된다. 게임을 즐기고 도박을 하겠다는 이들에게 무엇으로 다른 할 일을 만들어 줄 것인가? 다른 건전한 놀이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가족이 대화하고 챙겨야 할 일이고 국가와 사회는 부단히 홍보하고 경계하며 엄중히 단속을 해야 한다. 그런 일을 맡은 기관이 많다. 경찰과 검찰뿐만 아니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도박문제관리센터'가 또 그런 일을 한다. 마침 새 대통령을 모시게 됐다. 불법으로 게임과 도박을 하고 불법도박장을 열어 돈 벌겠다는 생각조차도 뿌리 뽑으면 좋겠다. 정선은 도박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기는 친환경 휴양도시다.                              -출처: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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